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j View 파워스타일] 모델라인 이재연 대표





모델 업계 대부의 스타일은 어떨까. 경쾌한 줄무늬 회색 수트와 바지는 1m82㎝의 늘씬한 몸에 착 붙었다. 갈색 가죽의 시계와 같은 색 구두·벨트도 조화를 이룬다. 누가 그를 65세라 하겠나. 모델 사관학교로 불리는 모델라인(주)이재연의 이 대표는 “오늘 작정하고 골라 입고 나왔다”고 했다. “무슨 브랜드를 즐겨 입느냐”고 물었다가 면박을 당했다. “상표가 중요한 게 아니죠.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지….” 수트는 강남 리베라 호텔 옆의 BLVD 양복점에서 맞췄다. 모델 출신 후배가 사장이다. “이 셔츠 봐요. 남들은 몇 십만원짜리 외제인 줄 알죠. 9만원 주고 맞춘 건데.” 구두도 평소 국산인 소다 제품을 신는다.

 그는 1972년부터 모델 일을 했다.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해병대 제대 뒤 명동을 거닐다 우연히 사진가의 모델이 된 게 인연이었다. 모델 1세대 개척자지만 설움도 컸다. “지방 출장을 가면 배우·가수는 호텔에서 자는데, 모델은 여인숙에서 재우더라고요. 회사를 만들어 모델 위상을 높이고 싶었죠.” 결국 79년 모델라인 전신인 ‘88 패션 스튜디오’를 세웠다. 도신우(모델센터 회장)·김진(영화배우 김진규의 아들)·김석기씨가 의기투합했다.

 





엉뚱하지만 패기만만한 청춘이었다. 사업하면서 처음 만든 제일은행 통장 [1]을 아직도 소중히 품고 다닌다. “통장은 액자에 넣어 아이스하키 선수인 아들에게 줄 생각입니다.” 어려웠을 때의 초심과 도전정신을 물려주려는 것이다. 그가 키워낸 스타들은 쟁쟁하다. 차승원·진희경·이소라 등이 모델라인을 거쳤다.

 요즘은 국제모델학과를 신설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대학에 외국 모델 지망생을 유치하는 프로젝트예요.” 최근 한 달간 러시아·우즈베키스탄·중국·일본을 쉼 없이 도는 강행군 출장을 소화했다. 사실 해외로 눈을 돌린 건 오래 전이다. 80년대 초부터 중국에 한국 모델과 패션을 진출시키려 했다. 중국을 오가다 86년 유명한 조선족 기업가 김덕일씨에게서 몽블랑 볼펜 [2] 을 선물받았다. 볼펜을 볼 때마다 해외 진출 꿈을 다진다.

 출장 때, 야외에 나갈 때 꼭 챙기는 게 몽블랑 선글라스 [3] 다. 5~6년 전 멋쟁이 배우로 유명한 김용건씨가 선물했다. 서로의 내공을 인정한 걸까. “하루에도 몇 번씩 통화할 정도로 죽마고우처럼 지내요. 저기 김용건씨 아들인 배우 하정우씨가 선물한 그림도 걸려 있잖아요.”

 스타일에 대한 그의 애착은 남다르다. 휴대전화 번호도 품위를 따진다. 그래서 번호 끝자리가 1000번이다. 전에 쓰던 9000번은 아들에게 물려줬다. 이 대표는 ‘3씨’가 중요하다고 했다. 옷을 잘 입어 ‘맵시’가 좋으면, 함부로 행동할 수 없으니 ‘마음씨’가 변하고, 마음이 바뀌면 ‘말씨’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향기가 변하는 것이다. 그가 믿는 스타일, 패션은 그런 것이었다.

김준술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