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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해병, 구타·성추행 당해 … 체크카드 빼앗겨”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된 K이병 가족이 군 수사관들과 나눈 대화를 적은 종이. 군 수사관은 정 이병 유족에게 요구 내용과 진술 내용을 적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3일 고향으로 외박을 나왔다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해병 2사단 소속 K(23) 이병이 군에서 구타 등 가혹 행위와 함께 성추행까지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지 7월 8일자 2면>

K 이병의 유족은 8일 본지에 e-메일을 보내 “고참들의 가혹 행위가 있었는데도 군 당국은 이런 사실을 숨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해병 2사단은 지난 4일 강화도 해안 소초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장병 4명이 숨진 곳이기도 하다.

 유가족에 따르면 K 이병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군 생활의 어려움을 자주 얘기해 왔다. 고참들이 체크카드와 공중전화 카드를 빼앗아 수시로 사용했고, 담배 같은 물품은 무조건 고참에게 바쳐야 했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체크카드 사용 내역서를 확인했더니 너무 많은 금액을 썼다”며 “입대한 지 4개월째인 이등병이 PX 등을 수시로 갈 수 없는 만큼 고참들이 멋대로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추행 의혹도 나왔다. 유족들은 “고참들은 내무반에서 옷을 강제로 벗기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게 했다”며 “지하벙커 같은 깜깜한 곳에 가두는 고문까지 했다”고 밝혔다. 때릴 때는 표시가 나지 않는 쇄골 같은 곳을 누르고 때렸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K 이병의 사촌 누나라고 밝힌 조모씨는 “해병대 군의관이 부검이 끝내고 ‘쇄골을 누군가 세게 누르거나 때린 듯 멍자국이 있다’고 말했다”며 “동생은 10년 넘게 운동을 해 가벼운 구타나 신변 문제로 목숨을 끊을 아이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일어난 강화도 소초 총격사건 때문에 군이 동생 사건과 관련한 것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며 “동생이 왜 죽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모 체육대학에 재학 중이던 K 이병은 지난 2일 첫 외박을 나왔다 친구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일 낮 12시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한 상가건물 2층 계단에서 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이 유족에게 보여준 K 이병의 유서에는 “부모님께 죄송하다. 못난 아들을 용서해 달라”는 내용만 있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K 이병은 구타를 당한 적이 없다”며 “친구와 함께 외박을 나갔다가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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