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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연 명품 영어 … ‘말의 힘’ 보여줬다




나승연 평창 겨울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의 가족 사진. 수년 전 남편 앤서니 김씨, 아들 나일군과 함께 찍었다. 나씨의 아들은 현재 다섯 살이다. [출처=나승연 대변인 페이스북]

요즘 한국인에게 또렷이 새겨진 이름이 있다. 나승연. 평창 겨울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이다. 서른여덟의 명민한 이 여성은 유창한 영어·프랑스어 실력으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논리와 감성을 두루 갖춘 그의 프레젠테이션(PT)은 IOC 위원들의 마음을 평창으로 돌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나씨의 프레젠테이션 장면은 인터넷·모바일을 달궜다. 8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조회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는 8일 본지와 국제통화에서 “모두가 함께 해낸 일인데 저만 관심 받는 게 부담스럽다”며 겸손해했다.

 나씨는 ‘말의 힘’을 적극 활용했다. 6일 맨 처음 발표자로 나서며 ‘말’을 화두로 삼았다. “평창은 좌절할 때마다 다시 일어났습니다. 두 가지 중요한 말이 있었습니다. 끈기 그리고 인내입니다.”

 나씨의 프레젠테이션 실력은 다양한 언어를 접하며 성장해온 이력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케냐·멕시코 대사를 지낸 외교관 아버지 나원찬씨를 따라 영국·덴마크·캐나다 등 다양한 언어권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1989년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언어에 대한 관심은 계속됐다. 91년 이화여대에 진학해 불문학과 영문학을 복수 전공했다.

 95년 대학 졸업 후 처음 선택한 직장은 한국은행. 언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듬해 아리랑TV로 자리를 옮겼다. 뉴스 앵커, 퀴즈쇼 MC 등을 맡으며 영어 진행 능력을 쌓았다. 옛 동료인 안착히 jTBC 기자(전 아리랑TV 기자)는 “(나 대변인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침착하게 성과를 내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나씨는 사랑에서도 은근한 면모를 보였다. 고1 때 캐나다에서 교포 대학생이었던 남편 앤서니 김(40)과 만났다. 나씨가 한국 대학에 진학했지만 사랑은 계속됐다. 2000년 무역회사에 다니던 남편과 결혼에 성공했다. 남편은 현재 서울 이태원에서 ‘교토푸’라는 디저트바를 운영하고 있다.

 2000년 3월 아리랑TV를 퇴사한 나씨는 프리랜서 자격으로 아리랑TV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2004년 ‘쇼 비즈 엑스트라’를 진행하며 한국 연예계 소식을 해외에 알렸다. 당시 일기 시작했던 한류 붐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나씨는 또 한·일 월드컵과 여수엑스포유치위원회 등 국제 행사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말’을 가다듬었다. 안착히 기자는 “(나 대변인은) 한국인의 정체성이 있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영어를 구사한다. 국제 무대에서 품격 있는 진행을 하기에 적합한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나씨는 8일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대표단의 입국 행렬에 함께하지 못했다. IOC 위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느라 홀로 남아공에 남았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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