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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에서 19세기 순수 회화의 흔적 찾아보세요”

1 글렌 킨의‘인어공주’아리엘 캐릭터 컨셉트 아트 2 아이빈드 얼의 39잠자는 숲 속의 공주’ 배경 그림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고전 회화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9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월트 디즈니 특별전-꿈과 환상의 스토리텔러(Dreams Come True: The Art of Disney’s Classic Fairy Tales)’는 그 연관성을 잘 보여준다.예를 들어 ‘라푼젤’(2010)의 두드러진 명암 대비는 바로크 미술의 거장 렘브란트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판타지아’(1940)나 ‘잠자는 숲 속의 공주’(1959) 등에 나오는 요정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이른바 ‘일러스트레이션의 황금시대’ 그림에서 따온 듯하다. 또 아이빈드 얼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배경 그림이나 메리 블레어의 ‘신데렐라’(1950) 컨셉트 아트를 보면 순수 회화 못지않은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미국과 호주에 이어 세 번째,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 전시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리서치 라이브러리(ARL)가 기획한 것이다. ‘아기돼지 3형제’ 등 디즈니 초기 단편 애니메이션부터 3D 입체영상 애니메이션 ‘라푼젤’에 이르기까지 총 9개 섹션에서 오리지널 컨셉트, 스케치, 스토리 보드, 최종 프레임 셀, 배경 그림 등 600여 점의 ARL 소장품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내한한 렐라 스미스(작은 사진) ARL 관장에게 이번 전시의 의미를 물었다.

-ARL에 소장된 자료 규모는.
“스케치와 셀 그림을 포함해 총 6000만 점에 이른다. 이 자료들은 디즈니 애니의 예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디즈니 영화의 내러티브와 캐릭터, 시각 효과가 사회적 변화와 테크놀로지 발달에 따라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3‘잠자는 숲 속의 공주’ 중 마녀
-전시회를 보니 디즈니 애니 속 악당은 하나같이 절벽이나 탑 같은 데서 떨어져 최후를 맞는 것 같다. 이것은 전통인가.
“(웃음) 다른 종류의 결말을 시도할 때가 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이 덜 무시무시한 엔딩이다. ‘백설공주’를 보자. 그림형제 원작에서 나쁜 왕비는 벌겋게 달궈진 무쇠 구두를 신고 쓰러져 죽을 때까지 춤을 추는 벌을 받는다. 월트 디즈니는 가족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뒀는데, 그것은 그가 어린이들을-자기 자식을 포함해서-사랑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가끔 전래동화의 일부분을 잘라내야 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경우 백설공주가 왕자와 해피엔딩을 맞는 것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왕비는 원작에서보다 좀 더 일찍 (절벽에서 떨어지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게 설정했다.”

-어떤 이들은 이런 ‘디즈니식’ 동화 변형에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동화라는 것이 언제나 이야기가 될 때마다, 특히 듣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디즈니의 스토리텔러들은 3~4쪽짜리 이야기를 장편 영화로 만들면서 캐릭터와 장소 설정을 신중하게 고려해 결정한다. ‘미녀와 야수’(1992)의 원작을 보면 주인공 벨(‘미녀’라는 뜻)에게는 그녀를 질투하며 못되게 구는 언니들이 있다. 디즈니 스토리텔러들은 언니들 이야기를 아예 빼고, 대신 원작에 없던 개스톤을 벨의 구혼자로 투입했다. 그는 잘생겼지만 비열한 허풍쟁이인데, 외모는 험악하나 내면은 아름다운 야수와의 극적인 대비를 위해, 또 그런 사람의 내면을 꿰뚫어볼 수 있는 벨의 현명함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투입된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이 원작 동화도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으면 한다. 디즈니의 이야기는 단지 이 동화들의 한 버전일 뿐임을 아이들이 알 수 있도록 말이다.”

4 ‘미녀와 야수’ 컨셉트 드로잉
-이 전시를 보면 단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데도 수많은 아티스트가 참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어떤 식으로 협업하고 합의에 도달하나.
“일단 ‘컨셉트 아티스트’들이 있다. 그들은 캐릭터가 대략 어떤 모습인지 등을 설정한다. 그리고 ‘스토리 아티스트’들은 영화의 스토리를 정한다. 글로 쓰지 않고 장면 장면을 스토리보드에 그리면서 정한다. 컨셉트 아티스트가 설정한 캐릭터 컨셉트에 바탕을 두고 스토리 아티스트가 이야기를 그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야기가 먼저 그려지기도 한다.
그리고 ‘애니메이터’라고 불리는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이들이 실제로 캐릭터를 그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컨셉트 아티스트가 설정한 컨셉트를 바탕으로 일하지만 그들과 토론하며 설정을 조정하기도 한다. ‘나는 이 여자주인공 키 설정은 마음에 드는데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어요’ 하는 식으로 말이다.”

-프로세스가 상당히 유연해 보인다.
“드문 경우지만, 한 사람이 스케치를 제시하고 모두가 고개를 끄떡이고 그걸로 캐릭터가 확정되는 경우도 있다. 글렌 킨의 ‘인어공주’ 주인공 아리엘의 스케치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당시 컨셉트 아티스트는 아니었고 컨셉트 아트에 관여한 애니메이터였다. 그러나 대부분 어떤 캐릭터가 단번에 결정되지 않는다. ‘라푼젤’의 마더 고텔의 경우 아티스트들이 캐릭터를 잡지 못해 스케치를 그리고 그리고 또 그려야 했다. 그러다가 그녀의 목소리를 연기할 배우가 왔는데, 그녀는 마치 브로드웨이 디바 같은 말투로 대사를 읽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바로 이거네’ 하고 외쳤고 마더 고텔의 캐릭터가 지금의 모습으로 결정됐다.”

-전시를 보면 디즈니는 19세기 회화와 동화 일러스트레이션에 많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월트 디즈니는 유럽에서 삽화가 있는 동화책 수백 권을 수집해서 참고와 영감의 소스로 활용했다. 그들 중에는 ‘황금시대 일러스트레이션’의 대가인 영국의 아서 래컴의 삽화도 포함돼 있다. 이런 책들 중 일부가 이 전시회에 나와 있다. 그리고 역시 황금시대 일러스트레이터 중 하나인 덴마크 출신의 카이 닐센(1886~1957)이 디즈니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위해 그린 파스텔 컨셉트 아트도 전시에 포함돼 있다.”

-디즈니는 3D 애니의 홍수 속에서도 2D 애니 ‘공주와 개구리’를 냈지만 결국 3D 입체영상 영화 ‘라푼젤’을 내놨다. 이제 정녕 2D 애니메이션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새로 나오는 ‘곰돌이 푸우(Winnie the pooh·미국에서 6월 15일에 개봉)’는 전통 2D 애니메이션 영화다. 배경의 경우 수채화 그림 같지만 사실 컴퓨터로 그렸다. 우리의 아티스트 리사 킨이 정교한 수채화 붓질 기술을 개발했다. 큰 성공을 거둔 ‘라푼젤’의 경우 글렌 킨이 애니메이션 전 과정을 관리했는데, 그는 전통 2D 애니와 3D CGI 영화 중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 킨은 라푼젤의 머리카락 때문에 CGI를 선택했다. 그 긴 머리카락을 전통 방식으로 일일이 그리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었다.”


※전시 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 오전 10시부터 8시까지다.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성인
1만4000원. 문의 02-795-2011,
www.dctexhibi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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