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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요란함

산에 사는 즐거움 중 하나는 내 앞에 펼쳐지는 ‘변화’를 쉽게 느끼고, 그 변화에 맞추어 ‘바쁘게’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세상에 무더위가 가득하니 장맛비가 세상을 식혀주는 것은 달이 차면 기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장대비에 계곡이 시끄러운 것도 고요를 찾는 변화의 몸짓입니다. 이처럼 변화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에 따라 순순히 몸과 마음을 내어주는 하루하루가 산에서의 삶입니다. 특히 산에서는 변화에 직접 맞닥뜨려야 하루가, 삶이 무덤덤하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것들은 어느 순간도 머무르지 않습니다. 장대비에 집 나서기를 머뭇거리다 뛰쳐나갔습니다. 무덤덤함을 깨치고 쏟아지는 비를 즐겼습니다. 화개골 중턱 솔숲에 자리한 ‘국사암’을 찾았습니다. 깊은 골에 묻혀있어 고요함이 그리울 때 찾는 작은 암자입니다. 오늘은 고요함이 아니라 요란함, 그 자체입니다. 비바람과 계곡물의 요란한 소리가 시원하기도, 두렵기도, 멋있기도, 무섭기도 합니다. 마음이 갈래 없이 변합니다. 몹시 불어난 계곡물의 요란함 속에서도 바위에 뿌리내린 풀은 오롯합니다. 풀은 휘둘림이 없습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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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