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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잉락 만나자” 각국 대사들 줄서




태국 야당인 푸어타이당의 총리 후보 잉락 친나왓이 1일 방콕 라차망갈라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해 손가락을 들며 미소를 짓고 있다. [방콕 로이터=뉴시스]


태국 총선을 이틀 남긴 1일 오후 방콕 파툼완 지역의 라차망갈라 종합경기장 앞은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붉은 물결로 가득했다. 이날 야당인 푸어타이당의 총리 후보인 잉락 친나왓(44)을 비롯한 유력 선거구 후보들이 6만5000명을 수용하는 종합경기장에서 3일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 집단 유세를 벌였기 때문이다. 잉락은 해외 망명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지난해 3~5월 방콕 도심을 마비시켰던 탁신 지지자들의 시위 사태를 연상케 했다. 잉락은 방콕과 주요 도시에서 출마한 후보자 100여 명과 함께 연단에 올라 정권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잉락은 “오빠(탁신)를 좋아한다면 여동생인 나에게 기회를 달라”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 프라텔프 와타나(45)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나라가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심판의 날이 왔다”고 말했다.

 도심의 다른 쪽 라차담넌 거리의 라마 5세 광장에선 집권 민주당이 유세를 펼치고 있었다. 이들은 ‘확실한 승리로 태국을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세를 올렸다. 현장에서 만난 방콕의 교사 파리야 탈레(29)는 “탁신의 망령에서 태국을 구하기 위해선 민주당이 251석 이상 확보해야 한다”며 “독을 제거하자”고 외쳤다.

 민주당이 막바지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선거 판세는 이미 푸어타이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지 분위기는 돌발 사태가 없는 한 푸어타이가 과반 의석에 근접해 소규모 정당을 규합해 집권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일 현지 영자지 방콕 포스트에 따르면 푸어타이당 내부 조사에선 적어도 27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박빙 지역에서 선전할 경우 최대 300석까지도 내다보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방콕 주재 각국 대사들이 잉락 총리 후보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친탁신파인 푸어타이당이 집권하면 군부·왕실과의 갈등이 재발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정국이 다시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푸어타이당의 우세가 굳어지며 정국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이날 “왕실과 군부, 탁신의 대리인이 지난 2월 이웃 나라인 브루나이에서 처음 만난 뒤 여러 차례 모임을 열고 정국 해법에 대해 뜻을 모았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탁신의 사면과 군부와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정치 보복 금지안을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부에서는 어느 쪽이 승리하든 중립을 지키겠다며 쿠데타설을 일축하고 있다.

방콕=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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