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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6000억 달러 살포 끝 … 승자는 증시, 패자는 달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2차 양적 완화 정책(QE2)’이 막을 내렸다. Fed는 지난해 11월 시작한 QE2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전했다. QE2는 Fed가 시중에서 미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6000억 달러를 푼 조치였다. 그런데 1조7000억 달러를 푼 QE1과 달리 출발부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Fed가 2008년 11월 QE1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시장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큰 반발이 없었다.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음에도 금융시장이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헬리곱터 머니(헬기에서 돈을 뿌리는 조치)’와 같은 극약처방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QE1 덕에 금융시장이 기력을 회복하자 벤 버냉키(Ben Bernanke) Fed 의장의 주가도 올라갔다. 심지어 QE1이 끝난 지난해 3월엔 금융위기 때 도입한 비상조치를 거두는 ‘출구전략’까지 논의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5개월 후 버냉키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Fed 총재 회의에서 “QE2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시장과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QE1의 효과가 채 나타나기도 전에 돈을 더 풀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반발이 거셌다. 그러나 1930년대 대공황 전문가 버냉키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며 QE2를 밀어붙였다.

 QE2의 공과는 승자와 패자를 대비해 보면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대 수혜자는 증시였다. 지난해 8월 27일 버냉키의 잭슨홀 연설 이후 뉴욕 다우지수는 24% 뛰었다. 미국 수출기업도 재미 봤다. 초저금리 덕에 이자비용이 준 데다 달러 값이 떨어진 덕에 실적 잔치를 벌였다. 국제원유와 금 값도 각각 30%와 21% 오르면서 상품시장을 달궜다. 정부에 천문학적 빚을 지고 있었던 대형은행도 QE2 덕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앞다퉈 빚을 갚았다.

 승자와 달리 패자 명단은 길었다. 달러 값이 최대 피해자다. 잭슨홀 연설 후 달러 값은 10% 떨어졌다. 주택시장지수도 같은 기간 6.5% 하락하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Fed가 6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 국채를 사들였지만 국채 값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잭슨홀 연설 직전 2.48%였던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현재 3.15%로 되레 올랐다. 국채 가격은 그만큼 떨어진 셈이다. Fed의 신뢰도에도 금이 갔다. QE1에 이어 QE2까지 극약처방을 했지만 경기는 살아나지 않았고 물가 불안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의 평가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 2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2조 달러가 넘는 돈을 쏟아 부었지만 경기 부양엔 효과가 없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QE3에 대해서도 “달러가치만 떨어뜨릴 것”이라며 반대했다. 이와 달리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QE2는 미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디플레이션을 피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양적 완화 정책은 연준이 제로 정책금리 하에서도 효과적인 통화 안정책을 펼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월가는 벌써부터 오는 8월 잭슨홀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권 왕’ 빌 그로스 핌코 회장은 “안팎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버냉키가 QE3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버냉키의 입지는 지난해 8월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시화했던 1년 전과 달리 지금은 물가 불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화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태도도 훨씬 강경해졌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경제 실정을 내년 총선거와 대통령선거의 최대 이슈로 부각하려는 공화당으로선 QE3에 반대 입장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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