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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콩쿠르 대 이은 우승




최현수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스승과 제자의 대를 이은 우승이 화제다. 올해 성악 남녀 부문 1위에 오른 박종민·서선영씨는 1990년 성악 남자 부문 우승자인 바리톤 최현수(53)씨의 제자다. 최씨는 93년 한예종 개교 이후 이곳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종민씨는 “고등학교 때 성악을 시작하면서 처음 봤던 동영상이 90년 최현수 교수님의 우승 장면이었다. 그 때문에 더욱 꿈같은 우승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서선영씨는 최씨에게 배우기 위해 3년 동안 그의 레슨을 참관만 했다고 한다. 이처럼 최씨는 최고를 동경해 온 성악가들을 발굴해냈고, 이번에 깜짝 놀랄 성적을 일궈냈다.

 최씨는 제자들에게 “한국 성악가들이 크고 좋은 소리에만 집중하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 무대에서는 노래의 내용, 가사의 시적 분위기 등에 더 큰 비중을 둔다”고 충고했다. 또 이번 대회에 입상한 두 제자에 대해 “시를 읽는 동안에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수성이 뛰어나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끈기도 있었다”고 평했다. 인내심과 감수성, 소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이 국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최씨의 90년 우승은 당시 러시아에서도 화제가 됐다. 스승이자 보컬 코치인 이고르 치차고프 때문이었다. 최씨와 나란히 여자 성악 부문 우승을 차지한 소프라노 데보라 보이트 역시 치차고프의 제자였다. 치차고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망명했던 러시아인이다. 90년 이 콩쿠르에 제자들이 참가하는 모습을 보고 코치하기 위해 40여 년 만에 러시아를 다시 찾았다. ‘제자를 위해 돌아온 예술가’ ‘한 스승 두 제자의 우승’이란 이슈 덕분에 당시 최씨는 러시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고 했다. 20여 년 만에 비슷한 장면이 재연된 셈이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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