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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결자해지”하겠다더니 … 버티는 이해봉 의장




정효식
정치부문 기자


친박근혜계 중진인 이해봉(4선·대구 달서을) 한나라당 전국위 의장은 최근 집권여당이 법원에 의해 망신을 당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달 7일 열린 제11차 한나라당 전국위원회(전국위) 당시 이 의장은 전체 전국위원 741명 중 참석자가 164명에 그쳤는데도 “위임장을 낸 (불참자) 266명의 의결권이 의장에게 있다”며 표결은 생략한 채 의결을 강행하는 방망이를 두드렸다.

 친이명박계 일부 당원이 “짜고 치는 거냐”고 격렬히 반발하는 난장판 속에 ▶선거인단 21만 명 확대 ▶여론조사 30% 반영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은 한나라당의 전대 룰이 됐다. 그러나 결국 법원은 이 의장이 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붙인 전대 룰에 대해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전당대회를 불과 이틀 앞둔 2일, 한나라당은 전국위를 재소집해 경선 방식을 다시 정해야 하는 황당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런 한나라당의 ‘굴욕’에 큰 책임이 있는 이 의장에겐 당원들, 특히 친이계 전국위원들의 사퇴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이 의장은 전국위에서 논의할 안건을 정하기 위해 6월 30일 개최한 상임전국위에선 한 위원으로부터 “즉각 사퇴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때 그가 내놓은 답은 “결자해지(結者解之)하겠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선 “망신을 당하게 한 장본인이 결자해지하겠다고 했으니 결국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당 핵심 관계자도 “이 의장이 2일 전국위 개회를 선언한 직후 사과와 함께 사퇴의사를 밝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어떤 입장일까. 이 의장은 “2일 전국위와 4일 전당대회를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한 이후 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1일 기자와 통화에서다. 그는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맡은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당원들은 그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그가 버티면 버틸수록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커지게 되는데도 일단 ‘버텨 보겠다’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자신의 ‘위임장 표결’ 직후 당 안팎에서 논란이 빚어지자 “위임장 의결은 한국 정당의 오랜 관행이고 내가 취한 절차는 분명 적법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다가 법원이 ‘위법한 행위였으니 효력을 정지하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리자 다시 “적법 절차를 밟겠다”고 한다. 이런 이 의장의 처신에서 국민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한나라당’을 떠올리게 된다. ‘결자해지’란 말이 과연 책임을 회피하는 데 쓰는 말일까.

정효식 정치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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