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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사형 앞둔 미식 축구선수, 나흘 안에 무죄를 밝혀라





 고백
존 그리샴 지음
신윤경 옮김, 문학수첩
583쪽, 1만4000원


대중적인 소설이다. 오해하지 마시라. ‘대중적’이란 말을 ‘문학적 성취가 모자라는’이란 뜻으로 쓰지 않았다. 존 그리샴의 신작 『고백』은 쉬 읽힌다. 그러면서도 문학적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술술 책장을 넘기다가도 인종차별과 사형제도를 성찰하는 몇몇 대목에서 멈칫하게 된다.

 이야기는 누가 봐도 존 그리샴의 것이다. 도입부 몇 페이지만 펼쳐도 존 그리샴의 소설이구나 하게 된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법정 스릴러가 기본 축이다. 주목할 건 시간을 다루는 솜씨다. 이 소설은 제한된 시간을 전제로 출발한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마을에서 열일곱 살 치어리더가 실종된다.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수사 당국은 흑인 미식축구 선수 돈테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수사관의 협박에 시달리던 돈테는 끝내 허위 자백을 하고, 사형 판결을 받는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른 뒤가 소설의 첫 장면이다. 한 남루한 백인 남성이 캔자스주의 한 교회를 찾아온다. 자신이 9년 전 텍사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이란 고백을 늘어놓는다. 무고한 흑인 청년의 사형 집행을 나흘 앞둔 날이었다. 진범의 고백을 들은 목사는 무고한 흑인 청년을 살리기 위해 텍사스로 달려가고, 시간을 다투는 진실과의 사투가 시작된다.

 소설의 긴장감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독자들은 이미 진범을 알고 있다. 시간은 째깍째깍 흐른다. 진범이 나타났지만, 사법 당국은 모른 체 한다. 마을의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켜도 주 정부는 꿈쩍하지 않는다. 이미 한 흑인 청년을 범인으로 지목한 이상, 백인이 지배하는 사법 체계는 진실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나흘이란 짧은 시간 동안 무고한 청년은 결백을 입증 받을 수 있을까.

 평론은 종종 과장의 유혹을 외면하지 못한다. ‘최고’나 ‘최악’이란 꼬리표에 쉽게 굴복한다. 미국 평론가들이 ‘최고의 스토리 텔러’ 운운했기에 또 시작이군, 했다. 다 읽고 보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최고’의 대중소설이었다.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다. 직접 검증을 해보시라.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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