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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허점투성이 제대혈 법률 개정해야




한훈
㈜히스토스템 서울탯줄은행 CEO


1일 시행된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은 제대혈(臍帶血·탯줄 혈액)의 수집과 보관, 사용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첫째, 국가적 자원 낭비를 부추긴다. 미국은 2005년 줄기세포 치료 및 연구에 관한 법을 제정해 혈액질환을 포함한 67종류의 난치성 질병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 법은 난치성 질병 치료에 관한 언급이 없다. 미국 법이 줄기세포법이라면, 우리 법은 혈액질환 치료에 국한한 ‘제대혈 조혈모세포 관리 법’에 불과하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이 백혈구·적혈구·혈소판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원시세포를 말한다. 5000만 인구에 연 50회 정도인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 만든 법안은 자원낭비 법안이 될 것이 분명하다.

  둘째, 공익성이 결여돼 있다. 제대혈 보관 형태는 가족 또는 개인 위탁(private)과 공여 또는 기증(public)으로 나뉜다. 가족 제대혈은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것이다. 공여 또는 기증 제대혈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절차를 거쳐 다른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가족 제대혈이 공여 또는 기증 제대혈에 비해 너무 많다. 정부가 무분별한 가족 제대혈 확대를 규제하고 공여 또는 기증 제대혈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보관기간이 지난 이후에나 기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을 두어 공익성이 배제됐다. 셋째, 이미 국내에는 공여제대혈이 8만 개, 공여제대혈 은행의 기증제대혈이 2만 개가 있다. 향후 국내에서 환자치료에 필요로 하는 제대혈 5만 개보다 이미 두 배나 넘게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기증제대혈 2만 개는 5년간 서울시 예산 151억 8600만원을 지원받아 시립보라매병원이 보관하게 돼 있어 새로운 법안으로 몇백억원의 국가 예산을 축낼 이유가 없다.

 이왕 제정된 법률이니 몇 가지를 제안한다. 우선 제대혈 제제(製劑)를 제대혈 조혈모세포와 기타 제제로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이 경우 기타 제제에 제대혈 중간엽 줄기세포가 포함되므로 혈액질환 이외의 난치성 질병치료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혈은 제대혈 이식이 가능한 병원에서 사용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제대혈 조혈모세포는 제대혈 이식이 가능한 병원에서만 사용하여야 하고 제대혈 기타 제제는 일반의원에서 사용한다’로 바꾸어야 한다. 법률에 사용하는 기증이란 용어도 공여 또는 공여·기증 제대혈로 바꾸어야 한다. 공여와 기증의 의미에 차이가 없고, 오히려 우리 국민 정서에는 기증보다는 공여가 더 잘 와닿기 때문이다.

한훈 ㈜히스토스템 서울탯줄은행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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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