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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구촌의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중산층 붕괴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전문성을 갖춘 고소득층과 단순 저임금 근로자가 늘고 있다. 반면 중간임금 근로자의 고용 비중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산층이 고소득층으로 올라가기보다 대부분 빈곤층으로 추락하면서 중산층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1997년 독일의 한스 피터 마르틴이 ‘세계화의 덫’에서 묘사한 불길한 예언이 현실화된 것이다. 한때 돈의 힘에 의한 ‘신용 붐’과 자산가격 거품 때문에 잠시 착시(錯視)현상이 생겼을 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용거품이 걷히면서 전 세계 중산층은 소득이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고 있다. 생산기술과 통신의 발달로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된 지 오래다. 어중간한 일자리는 중국·인도 등 신흥개발국으로 넘어가 버렸다. 고용시장에선 값싼 비정규직 근로자나 고도의 전문기술을 지닌 고급 인력만 찾고 있다. 이런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내려앉는 것은 시간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산층 몰락과 소득 불균형이 지구촌의 공통된 현상이며 더욱 심화되는 추세”라며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중산층 가구 비중이 2003년 60.4%에서 10년도 안 돼 50%대 초반으로 떨어진 한국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 없다.

 각국 정부는 임금소득에 대한 과세를 축소하고 중산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터운 중산층’은 사회 안전판이자 경제 성장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산층 몰락에 제동이 걸리기는커녕 소득 불균형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로선 만병통치약을 찾기 힘들다. ‘중산층 복원’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꾸준히 밀고 가는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어느 때보다 중산층에 대한 빈곤 예방기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기획재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중산층 몰락을 막으려면 물가와 집값 안정이 중요하다. 감세와 재정지원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 해법은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교육개혁과 서비스산업 선진화가 필수적이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서비스산업 비중이 턱없이 낮고 생산성도 떨어진다. 규제완화를 통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새로운 중산층의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평생교육을 확대하고, 대학교육과 직업교육을 손질해 급속한 기술 변화에 맞는 인력을 배출해야 중산층의 폭을 두텁게 할 수 있다.

 중산층 감소는 매우 심각하게 봐야 한다. 일시적인 경기 변동이 아니라 세계화라는 장기적·구조적 요인에 따른 결과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사회 양극화가 깊어진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 ‘중산층의 이반(離叛)’이 고개를 들면서 주요 선거마다 대이변을 낳고 있다. 우리도 지난 4월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그런 조짐을 목도한 바 있다. 이제부터 ‘중산층 복원’을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로 삼아 총력전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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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