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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TBC 세대 … 셋이 뭉치면 ‘쇼쇼쇼’ 같은 프로 만들 수 있겠죠




국내 정상급 스타 PD들이 연내 개국 예정인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 새로운 꿈을 펼친다. 이들은 사진을 찍으면서도 시대를 이끄는 콘텐트에 대한 이야기를 멈출 줄 몰랐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왼쪽부터 김석윤 PD, 김시규PD, 여운혁 PD. [조문규 기자]


불혹(不惑·마흔)이 넘은 나이에 나서는 ‘도전’은 설렘보다 두려움에 가깝다. 그래서 도전을 스스로 찾아나선 이들에게선 약관(弱冠·스물)의 싱싱함이 느껴진다.

1일 만난 예능PD 3인방이 그랬다. KBS ‘해피 선데이’ ‘1박2일’ 등을 기획·총괄한 김시규(48) PD, KBS ‘개그콘서트’를 거쳐 영화 ‘올드미스 다이어리’ 연출까지 발을 넓힌 김석윤(47) PD, MBC ‘남자셋 여자셋’ ‘무한도전’ ‘무릎팍 도사’ 등을 만든 여운혁(43) PD가 그들이다.

 굵직굵직한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며 대중문화 트렌드를 선도했던 이들이 최근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 jTBC로 적을 옮겼다. 방송가에선 스타PD들이 옮겨가는 만큼 jTBC가 개국하면, 예능 프로그램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돌기도 했다. MBC PD, 이화여대 교수, OBS 경인TV 사장 등을 지낸 주철환 jTBC 제작본부장은 “실력과 실적을 동의어로 볼 때 이들은 준비된 사람들이다. 40대 희망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상의 ‘끼’를 낚아채는 예능PD에게는 소위 ‘감’이 중요하다. 그래서 마흔이 넘으면 현장에서 멀어지기 마련이다. 끝까지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은 이들이 새로운 조직을 택한 가장 큰 이유다. 여운혁 PD는 “현장에서 연출로서의 생명을 연장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김시규 PD도 “기존 방송의 제약을 뛰어넘는 열린 가능성을 찾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예전 경쟁관계임에도 ‘이 분야의 힘듦’을 잘 알기에 서로 경조사를 챙겨오던 사이였다. jTBC라는 새 둥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으나 자존심 경쟁은 아직 그대로이지 않을까. 김시규 PD는 “좋은 팀을 꾸려 집단의 힘으로 좋은 콘텐트를 만들자는 마음이 더 크고, 또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라며 웃었다.

 이들은 지상파·케이블 방송을 주름잡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김시규 PD는 “현재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세인데, 당분간 이 트렌드가 지속될 것 같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품이 많이 들어가지만 시청률과 광고수익이 일정부분 담보되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꿈꾸는 것은 역시 ‘좋은 예능 포맷 만들기’다. 김석윤 PD는 “현재 트렌드(오디션 프로그램)를 진화시키고, 그 틈새를 파면서 다른 먹거리를 계속 만드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다른 콘텐트 따라가기에 급급하거나 스타에 의존하기보다 일단 좋은 포맷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라는 얘기다.

 예능PD를 꿈꾸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여운혁 PD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아야 프로그램도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다는 요지다. 예컨대 10~20대가 어떻게 놀고, 무엇을 원하고 꿈꾸는지 파악하려면 젊은 세대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일터가 새롭지만 낯설지만은 않다”고 입을 모았다. 1960~70년대 TV문화를 주도했던 TBC(동양방송)를 보며 자라온 ‘TBC 세대’이기 때문이다. 여 PD는 “TBC의 오락 프로그램이었던 ‘쇼쇼쇼’는 최고였다”며 “그런 향수 때문에 jTBC로 무조건 가라는 집안어른들도 있었다”라며 웃었다. 김석윤 PD에게도 TBC의 프로그램은 오락과 예능방송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이들의 도전은 연내 jTBC 개국과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주철환 본부장은 “우리가 꿈꾸는 예능은 실험정신과 시대정신이 결합된 것”이라며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에 목말랐던 시청자들에게 오아시스가 되는 콘텐트를 만들겠다”고 다졌다.

글=임주리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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