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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안전한 놀이터 공감하지만 불필요한 낭비·부담도 생각해야




조춘자
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장


요즘 유아교육기관 원장과 초등학교 교장들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2008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알록달록 예쁘게 만들어진 놀이터 근처를 지나면서 아이들의 시끌벅적 웃음소리에 발길을 멈추고 어린시절 추억에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진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유아교육기관이나 초등학교에서도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설은 놀이터다.

그러나 그네와 미끄럼틀, 구름사다리를 오르내리며 하루종일 뛰어 놀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 놀이터가 자칫 2012년 1월 말이면 철거해야 할 흉물이 될지도 모른다.

필자도 유치원 인가를 받을 당시 설치한 놀이터를 매년 보수도 하고 페인트칠도 해가며 관리하고 있다. 고맙게도 10여 년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 특별히 불편한 사항도 없는데 2008년 이전에 설치한 놀이시설이기 때문에 설치검사 대상이 된다. 언제 검사를 해야 하는지, 검사 기준은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지, 과연 안전검사를 통과할지 등의 염려로 마음이 심란하다.




일러스트=박소정



이런 고민은 전국 모든 유아교육기관을 비롯해 아파트는 관리사무소, 놀이터가 설치된 공원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꼬마 손님들을 위해 서비스 차원에서 마당 한쪽 놀이기구를 설치한 음식점 업주까지 이 법이 만들어진 배경과 과정을 전혀 모른 채 어느 날 날아온 공문 한 통에 가슴을 죄고 있다. 유아기나 아동기는 어느 시기보다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시기다. 발달특성상 주변 사물이나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탐구하려는 충동이 강한 반면 신체기능 발달은 미숙하다. 따라서 신체균형 유지능력이나 운동기능, 판단능력, 자기조절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은 각별한 주의와 보살핌이 필요하다.

뛰어 놀 시간조차 부족할 정도로 바쁜 요즘의 아이들이지만 놀이 안전을 위해 어른들의 감독과 안전한 놀이터 설치는 필수적이라는 사실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어린이놀이터 안전관리법은 수긍 안 되는 몇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유치원은 유아들의 첫 번째 학교로서 설치인가를 받을 당시 꼼꼼하게 놀이터시설도 인가 기준에 의거해 심사를 통과한 학교시설이다. 또 원장 관리하에 교직원 안전교육은 물론 정기적으로 자체 안전점검을 해가며 관리하고 있고 매년 교육지원청 지도감독도 받는다.

학교 교육기관인 유치원이 이런 저런 법에 의해 타 기관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것은 학교 교육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낭비다. 또 학교생활 중에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학교안전공제회에 가입하면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돼 있음에도 놀이터 안전보험을 새로 가입해야 하는 규정도 이중부담인 것이다.

교육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설치 검사료와 안전진단, 안전점검 비용을 학교장이 부담해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임에도 각자 다른 잣대로 이래라 저래라 한다면 누가 권장사항인 놀이터를 운영할까.

유아교육기관을 비롯한 소규모 공동주택이나 종교단체, 비영리 법인 놀이터시설은 입법취지와는 다르게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고 축소 운영될 것이다. 법의 저촉을 피해 차라리 폐쇄한다고 나선다면 결국 어린이놀이터 안전관리법은 어린이들에게서 놀이터를 빼앗아가게 하는 법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놀이터 사고는 설치상 문제 때문에 생긴 사고는 불과 0.8%이며 사고원인 1위는 이용자의 부주의라는 통계처럼 설치검사를 통과하더라도 이용자의 안전수칙 실천이 중요한 것이지 설치검사를 받았는지 안받았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놀이터 안전관리법이 좋은 동기를 가지고 만들어진 만큼 법을 빌미로 어떤 집단이 이익을 챙겨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지금이라도 현실에 맞도록 법개정을 서둘러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행복한 유아기, 힘찬 아동기를 보내게 되기를 바란다.

부모나 교사, 사회구성원들의 여러 책임중의 하나는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의 고유한 권리인 ‘맘껏 놀 수 있는 권리’를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굳이 없어도 될 법을 만들어 부작용을 초래한다면 그 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조춘자 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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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