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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라푸마 공동기획 해외 국립공원을 가다 ② 호주 태즈매니아 크래들마운틴 국립공원

태즈매니아(Tasmania)는 호주 남쪽 끝에 있는 섬이다.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1시간50분, 멜버른에서 1시간 거리다. 태즈매니아는 섬의 40%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세계적인 청정지역이다. 워너브라더스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태즈’의 주인공 태즈의 모델이 태즈매니아 토종 야생동물인 태즈매니안 데빌이다. 태즈매니아가 자랑하는 국립공원이 있다. 크래들마운틴(Cradle Mountain) 국립공원이다. 192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청정 명소다. 투명한 호수 위로 산봉우리가 청명하게 비치고, 신기한 생김새의 야생 동식물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week& 연중기획 ‘해외 국립공원을 가다’의 둘째 순서로 100년 가까이 묵은 크레들마운틴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여전히 원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 전화조차 잘 터지지 않아 오히려 자유로웠다.

글ㆍ사진= 이상은 기자
취재 협조=호주 정부관광청(www.australia.com)




전화조차 잘 터지지 않아 오히려 자유로웠던 크래들마운틴. 거울보다 깨끗하게 크래들마운틴을 담아내는 도브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일상의 스트레스까지 씻기는 느낌이다.




# 90년 역사가 넘는 국립공원





크래들마운틴은 192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아직까지도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쑥스러운지 고개를 푹 숙인 채 풀을 뜯던 웜뱃.




토끼와 다람쥐를 섞어놓은 것 같은 페더멜론도 크래들마운틴 곳곳에서 나타났다.


아침 일찍 크래들마운틴 국립공원 배스 뱀포드(45)소장을 국립공원 입구 오두막에서 만났다. 오두막은 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곳인데, 크래들마운틴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까지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영상을 전시하고 있었다.

 뱀포드는 “1912년 오스트리아 동식물 연구가 구스타브 윈돌프가 야생 동식물 연구를 위해 크래들마운틴을 찾았다가 순수한 매력에 반한 것이 계기”라고 소개했다. 윈돌프는 크래들마운틴에 정착한 뒤 크래들마운틴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도록 10년간 노력했고 1922년 그 꿈은 마침내 이뤄졌다.

 크래들마운틴 국립공원의 면적은 16만1000㎢. 설악산보다 약 4.5배 크다. 크래들마운틴의 오버랜드 트레킹 코스는 세계 10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크래들마운틴에서 출발해 호주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세인트클레어(St. Clair)까지 걷는 65㎞ 코스다. 완주하려면 최소 일주일은 걸린다.

 트레킹 코스가 시작하는 지점에 가봤다. 기다란 데크로드(나무판자로 만든 길)가 눈에 띄었다. 크래들마운틴 오버랜드 트레킹은 직접 땅을 밟으며 걷는 게 아니었다. 이렇게 땅 위에 세운 데크로드를 걸어야 했다. 뱀포드는 “크래들마운틴에는 500년이 넘은 이끼도 숨 쉬고 있는데 오염된 신발로 땅을 직접 밟으면 소중한 자연이 훼손되지 않겠느냐”며 데크로드를 설치한 이유를 설명했다.


# 영화 ‘반지의 제왕’ 안에 들어간 기분




대부분의 나무에 짙푸른 이끼가 껴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속에 있는 기분이다.


오버랜드 트래킹이 시작하는 지점에서, 말로만 듣던 웜뱃을 처음 봤다. 웜뱃은 호주에만 사는 몸 길이 70~120㎝의 초식동물이다. 유칼립투스나 아카시아 나무가 자라는 곳에 서식한다. 호주에서도 특히 태즈매니아에 많이 산다. 가까이서 보니 뚱뚱하고 팔다리가 짧으며 얼굴은 코알라와 닮았다. 작은 곰 같은 웜뱃은 부끄러운지 얼굴을 파묻은 채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쉽게 볼 수 없을 줄 알고 카메라 셔터를 100번도 넘게 눌렀는데, 웜뱃은 크래들마운틴을 걷는 내내 시도 때도 없이 출현했다. 왈라비와 페더멜론도 생전 처음 구경했다. 왈라비는 캥거루과에 속하지만 일반 캥거루의 절반만 한 크기다. 페더멜론은 토끼와 다람쥐를 섞어 놓은 것처럼 생긴 동물. 날다람쥐 포섬도 뛰어다녔다.

 크래들마운틴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야생 동식물이 흔하게 있었다. 먼지떨이처럼 생긴 식물 버튼글라스도 곳곳에 늘어져 있었다. 버튼글라스는 태즈매니아 토종 식물로, 크래들마운틴 계곡물이 홍차 색인 이유가 버튼글라스에서 나오는 타닌 성분 때문이다. 야자수처럼 생긴 판다니, 너도밤나무과의 파구스, 소나무과의 킹빌리 나무도 울창하게 서 있었다. 거의 모든 나무에 짙은 초록의 이끼가 자욱하게 덮여 있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 도브 호수에 그대로 비치는 절경




트레킹 도중 만난 아빠와 아들. 이들은 크래들마운틴 트레킹을 위해 7시간 거리의 도시 호바트에서 왔다고 했다.


크래들마운틴의 가장 대중적인 트레킹 코스는 도브(Dove)호수 트레킹이다. 6㎞ 거리로, 도브 호수를 내려다 보는 매리언스 룩아웃(Marions Lookout)을 반나절 정도 걷는다. 산 중턱에 있는 매리언스 룩아웃에서 호수까지 걷는 길. 경사가 다소 급해 추운 날씨에도 땀이 맺혔다.

 마침내 호숫가에 도착했다. 믿기 힘든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호수는 크래들마운틴을 직접 바라보는 것보다 더 생생히 보여주고 있었다. 물에 비친 크래들마운틴의 하늘은 진짜 하늘보다 더 파랬다. 도브호수의 풍경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다는 소위 자살바위 위에 올랐다. 널따란 바위 위에 혼자 누워봤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적막할 만큼 조용한 가운데, 크래들마운틴을 상징하는 새 블랙쿠라웡 한 마리가 날아와 바위 위에 살포시 앉았다. 차갑고 신선한 공기 속에서 땀은 금세 말라 버렸다. 100여 년 전 윈돌프가 유럽 내륙에 박혀 있는 오스트리아에서 남반구 맨 아래에 있는 여기까지 찾아와 남은 평생을 바친 이유를 언뜻 알 것도 같았다.







● 여행정보 크래들마운틴 국립공원 입장료는 11호주달러(약 1만2000원)다. 승용차를 가지고 들어가면 22호주달러(약 2만5000원)를 내야 한다. 크래들마운틴 입구 가는 길에 안내소가 있다. 안내소에서 크래들마운틴을 소개하는 각종 책자를 얻을 수 있다. 공원 입구까지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크래들마운틴 오버랜드 트레킹을 시작하는 지점에는 여행자가 자신의 이름과 트레킹 시작 시간 등을 기록하는 장소가 있다. 실종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크래들마운틴에는 통나무집이 모두 4개 있다. 이 중에서 국립공원 안에 있는 ‘크래들마운틴 롯지(www.cradlemountainlodge.com.au)’가 가장 인기 있다. 단층으로 된 통나무집 86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방마다 벽난로가 있다. 숙박료는 성수기(11~4월) 기준 310호주달러(약 35만4000원).

 한국에서 태즈매니아 크래들마운틴 국립공원으로 가려면 시드니나 멜버른을 거쳐야 한다. 태즈매니아는 론세스톤(Launceston)과 호바트(Hobart) 두 도시에 공항이 있다. 태즈매니아 여행정보는 태즈매니아관광청 홈페이지(www.discovertasmania.co.kr)를 참고할 것. 실질적인 여행정보를 얻고 싶으면 태즈매니아에 사는 한국인 가이드 토마스 리(40)가 운영하는 웹사이트(www.tasmania.co.kr)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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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