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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만 신청해도 설립 … ‘무노조’삼성·포스코 긴장

‘폭풍전야-’.

 한 기업에 여러 개의 노조를 둘 수 있는 복수노조 제도의 시행을 하루 앞둔 30일 재계는 겉으로는 평온했으나 속으로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삼성그룹과 포스코 등 그간 노조가 없었거나 유명무실했던 대기업은 하반기 최대 경영 변수로 복수노조를 꼽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시간 풀타임으로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 생산라인과 고로 현장에서 파업이 발생하는 상황은 상상조차 하기 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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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내 78개 계열사 가운데 노조가 설립된 곳은 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화재·삼성정밀화학·삼성메디슨·호텔신라·에스원 등 7개사다.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이미 설립된 노조가 유지되고 있거나, 노조원이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30여 명 뿐인 노조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교섭권과 쟁의권을 실제로 행사하는 노조가 삼성 내에 나타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관계자는 “2명 이상만 모이면 가능한 노조 설립을 무기한 원천봉쇄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기존 노사협의회가 다른 계열사에 비해 강성인 곳, 비정규직이 많은 계열사,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대우가 처지는 계열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SDI·삼성중공업·삼성테크윈·삼성에버랜드·삼성의료원·삼성전자 LCD사업부 등이 꼽힌다.

 삼성은 지난해 고용노동부 국장급을 영입하는 등 인사관리팀을 강화해 왔다. 이와 함께 그룹 차원의 정기 직무교육 과정을 통해 ‘무노조 특별 교육’을 실시해 왔다. 노사협의회에서 노사문제를 충분히 다룰 수 있다는 점과 노조의 폐해를 강조하는 내용 등 ‘무노조 경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자리다.

 노조 확대를 막기 위한 ‘당근’도 내놓았다. 일부 전자 계열사의 노사협의회 대표 선거를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변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인사고과가 단기적으로 나쁘더라도 연봉이 최근 3년치 평균의 이하로 깎이지 않도록 했다. 또 출퇴근 자율화와 건강검진 비용 지원 확대, 재택·원격근무제 도입 등 사원복지도 크게 늘렸다.

 포스코는 사내에 노조가 당장 추가로 생기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과 복지 등 근무 여건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4조 3교대 근무를 4조 2교대로 바꾸기도 했다. 2개조가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나머지 2개조는 쉬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연간 총 근무시간은 전과 비슷하지만 휴일은 87일 늘어난다.

포스코는 그러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분기 현재 1만6519명의 정규직 직원이 있지만 노조원 수는 13명에 불과하다. 1988년 노조가 생긴 포스코는 90년대 초반 조합원이 2만 명을 넘기도 했다. 현재는 97년 출범한 노경협의회가 직원 대다수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 직원들이 직접 선출한 근로자위원 10명과 사측에서 선정한 경영자위원 10명이 노사 안건을 다룬다.

 자동차 업체들은 복수노조제 시행에 느긋한 편이다. 기존 노조의 힘이 큰 탓에 추가로 노조가 설립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설립되더라도 교섭권을 얻기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체들은 일반 노조와 조종사 노조의 형태로 이미 복수노조 체제가 갖춰져 있다. 제3의 노조가 생기더라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다. LG전자와 KT처럼 노조가 온건한 노선을 걷고 있는 기업에서는 강성 노조를 추가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복수노조 대응 특별 단체교섭지원단’을 구성해 각 기업의 교섭력을 지원하기 위한 체제로 돌입했다. 이희범 경총 회장은 “복수노조 허용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제 경총은 기업들과 보다 긴밀히 협조해 복수노조 시행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재우·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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