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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차례 ‘지금 당장’ 외치며 “한·미 FTA, 일자리법 통과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38분(현지시간) 금빛 장식들로 꾸며진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들어와 연단에 섰다.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정식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난 3월 이래 3개월 만이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실업률, 시한은 다가오는데 여전히 답보 상태인 여야 간 정부 채무상한 증액 협상 등 꽉 막힌 경제 현안을 놓고 직접 대국민 호소에 나선 것이다.

 백악관 출입기자단과 회견은 하루 전날 오후 늦게 급히 만들어졌다. 한국 언론 중엔 중앙일보만 참석했다. 이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카리스마 대신 간절한 표정으로 국민과 의회를 설득하는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의회는 지금 당장 기업 활동 좋게 하는 법을 만들 수 있어요. 일자리 창출 법안도 지금 당장 통과시킬 수 있고요. 할 일이 우리 앞에 잔뜩 쌓여 있단 말입니다.”

 오바마는 모두발언 9분과 질의응답 59분을 합해 ‘지금 당장(right now)’이란 말을 무려 25차례나 사용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 중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있었다. 오바마는 “솔직히 말해 무역 관계에서 한국은 우리보다 훨씬 유리하다”며 “미국에선 한국 자동차를 많이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선 미국 자동차를 볼 수 없는 불균형을 시정하려는 게 FTA 체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오바마는 전날까지 조 바이든(Joe Biden) 부통령과 함께 공화당 지도부와 채무상한 증액 협상을 벌였다. 그는 공화당의 협조를 여러 차례 촉구했다. “나보고 리더십을 더 발휘하라는데 민주당은 건강보험·교육·국방예산 삭감 등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다”며 “공화당도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산층 이하는 빼고 헤지펀드회사, 정유회사, 제트비행기 소유자한테서만 세금 감면을 없애겠다는 내 생각이 왜 급진적인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는 현재 상황을 교통신호등에 비유해 “아직 빨간불은 아니지만 노란불이 깜빡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8월 2일(채무상한 마감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자본시장이 어떻게 작동할지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 딸 말리아와 사샤는 대개 미리미리 숙제를 한다. 밤샘하는 일이 없다. 그들은 고작 13세, 10세다. 의회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듣고 있던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의회도 7월 4일 독립기념일 휴회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John Boehner) 하원의장은 그러나 오바마 회견에 대해 “완전히 잘못된 상황 판단”이라고 말해 여전히 앞으로의 협상 과정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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