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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빅뱅, 경계를 넘어라 (下) 문제는 콘텐트다




지난해 케이블 시청률 역사를 다시 쓰며 지상파 3사에 오디션 프로그램 붐을 촉발시킨 엠넷 ‘슈퍼스타K 2’의 출연자들.


최근 미국 지상파 ABC뉴스에 한국인 최성봉(22)씨가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는 장면이 소개됐다. 국내 케이블채널 tvN이 지난달 4일 방송한 ‘코리아 갓 탤런트’ 첫 회 장면이다. ABC는 길거리 껌팔이 출신 최씨가 역경을 딛고 천상의 노래를 선사했다며 그를 ‘제2의 수전 보일’로 지칭했다. CBS·CNN·타임(TIME) 등도 인터넷판을 통해 최씨 사연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유튜브에 오른 최씨 영상은 현재 846만여 차례 조회됐고, 댓글도 2만7000여 건 달렸다.




미국 지상파 ABC 뉴스로 소개된 ‘코리아 갓 탤런트’의 출연자 최성봉씨. [ABC 홈페이지 캡처]

 한국 TV 방송에 미국이 관심을 보인 것은 ‘갓 탤런트’가 세계적인 히트 포맷(프로그램 형식)이라서다. 영국의 ‘브리튼즈 갓 탤런트’를 모태로 지금까지 37개국이 각국 버전의 ‘갓 탤런트’를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폴 포츠· 수전 보일 등은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잘 만든 포맷을 세계가 공유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동시 소비하는 시대. 한국의 껌팔이 소년이 세계를 울리게 된 배경이다.

 전지구가 콘텐트를 공유하는 세상이다. 한국 K팝의 미주 및 유럽 진출엔 유튜브 등 SNS 영향이 절대적이다. 잘 만든 콘텐트 하나가 전 세계를 호령하는 시대가 왔다.

 지난해 엠넷 ‘슈퍼스타K 2’는 지상파 위주 콘텐트 시장에 일대 파열음을 일으켰다. 최고 시청률 18%를 넘겼고 지상파 3사에 오디션 프로그램 붐을 촉발시켰다. 28일 마감한 시즌3의 지원자는 현재 193만 명을 넘어섰다.

 엠넷이 속한 CJ E&M은 CJ미디어와 온미디어가 합병한 회사다. 지난해 CJ E&M은 제작비를 1000억원 가까이 투자하며 자체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지상파 SBS의 올해 자체 제작비 2000억원의 70% 규모다. ‘슈퍼스타K’로 가능성을 입증 받자 제작비만 올해 1400억원을 책정했다. 국내 주요 케이블PP(방송채널사업자)의 지난해 자체제작 프로그램 편수는 5만3541편, 제작비는 4656억원에 이른다. <표 참조>







케이블의 브랜드 파워는 미국에서 뚜렷하다. 자체 제작 비율을 높이면서 시청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인수합병, 신규채널 개설 등 조정기를 거쳐 대형 MPP(다채널 프로그램 제작) 체제를 구축했고, 자체 프로그램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HBO의 ‘섹스앤더시티(Sex and the City)’와 ‘소프라노스(The Sopranos)’가 크게 히트하면서 PP업계의 자체 제작은 96년 40억 달러 수준에서 2000년 200억 달러로 연평균 15% 증가해왔다.

 국내 케이블TV업계는 종합편성채널 개국을 앞두고 긴장감이 역력하다. 콘텐트 홍수 시대에 대한 불안감이다. 관계자들은 “공룡 지상파가 지배하는 안방 싸움으론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진출·합작도 활발하다. CJ E&M이 아시아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인 폭스인터내셔널채널과 설립한 tvN아시아는 동남아 10개국의 100여 만 가구에 송출되고 있다. MBC플러스미디어는 자체제작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위주의 mbc every1 글로벌 채널을 미국 위성TV 사업자 DirecTV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QTV와 카툰네트워크는 터너 엔터테인먼트 네트웍스 코리아와 합작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인터넷TV 약진 등 방송환경 변화는 ‘결국 열쇠는 콘텐트’라는 걸 재확인시키고 있다. 규모가 작은 개별 PP도 예외가 아니다. 사극 전문채널 CNTV는 한국 고궁을 입체영상으로 소개하는 ‘3D 궁’과 성인 시청자를 노린 에로 사극 등을 준비하고 있다. 타깃 시청자 중심의 전략이다. CNTV 이재원 이사는 “N스크린(동일 콘텐트를 TV·PC·모바일 기기에서 동시에 즐기는 것) 시대가 몰고 올 유통환경은 경쟁력 있는 콘텐트 제작자에겐 오히려 기회”라며 “디지털 전환을 맞아 재방송 비율이 높은 지상파 계열 PP보다 자체 제작 위주의 PP들에게 정책적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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