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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초밥은 먹어봤지만 불고기는 처음”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외곽 뉴몰든 지역 테스코 매장에서 한국식품전이 열렸다. CJ제일제당등 15개 업체가 100여 개 제품을 판매하는 이번 행사는 한 달간 계속된다. [런던=사진공동취재단]

“불고기? 그게 뭔가요?” 6월 29일 영국 런던 외곽 뉴몰든 지역의 대형마트인 테스코 매장에 차려진 한국 식품 판매 코너. 쇼핑을 하던 앤 스톡웰(Anne Stockwell·55·여)이 불고기양념장 제품을 보고 물었다. 시식행사를 돕던 한국인이 “쇠고기로 만든 한국의 전통요리”라고 대답하자 그는 “중국의 딤섬이나 일본의 초밥은 먹어본 적이 있지만 한국 음식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대형마트 시장 점유율 1위인 테스코그룹 매장에서 한국식품전이 열렸다. 영국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테스코그룹과 테스코의 한국 법인인 홈플러스·KOTRA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즈음해 한국 식품업체의 영국 진출을 돕기 위해 기획했다. 한 달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15개의 식품업체가 참여해 즉석식품·냉동식품·음료·과자 등 10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한다.

개막 행사가 열린 29일, 한국 식품 판매 코너를 찾은 영국인들 대부분은 김치나 불고기 같은 대표적인 한식조차 몰랐다. 그러나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매장 바깥에 마련된 시식 코너는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붐볐다.

 영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이렇게까지 모르는 이유는 뭘까. 이날 행사를 준비한 홈플러스 설도원(55)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이나 일본·중국 시장에는 적극 진출했지만 유럽 시장에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 대부분이 현지 중개업체에 관련 업무를 맡긴 것 역시 유럽 사정에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참가 기업 중 유일하게 행사에 직접 참여한 CJ제일제당의 서원습(38) 과장은 “한·EU FTA 체결로 유럽 시장이 우리 기업의 무대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있지만 아직 유럽은 불모지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현지 시장 개척을 위해 파견 나와 있는 그는 “한 유통업체 담당자에게 20번 이상 전화를 하고 e-메일을 보냈지만 아직 만나지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날 행사장에선 전시됐던 ‘빼빼로’ 제품 70여 개가 2시간 만에 모두 팔리는 등 반응이 괜찮았다. 매장에서 만난 다이애나 스터크(Diana Sterk·50)는 “알로에가 건강에 좋은 건 알았는데 한국에서 음료로 마신다니 놀랍다”며 알로에 음료를 사갔다.

 정관영 KOTRA 런던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행사기간 동안 50만 파운드(약 8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영국 전역의 2700개 테스코 매장에서 제품이 판매되면 매출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KOTRA는 영국의 유명 백화점인 해러즈백화점에서도 8월 한 달간 한국상품전을 진행한다. 영국의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에게 한국 상품의 우수성을 집중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개막행사에 참가한 에드워드 데이비(Edward Davey) 영국 기업혁신기술부(BIS) 수석차관은 “한국은 영국의 두 번째로 큰 교역국인 만큼 한·EU FTA는 양국 산업이 성장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 허친스(Ian Hutchins) 테스코그룹 국제사업담당 총책임자는 “이번 행사에서 잘 팔린 제품은 매장에서 정식으로 판매하겠다”며 “FTA를 계기로 한국의 기업들이 영국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한국 홈플러스, 다른 해외 법인의 벤치마킹 대상 돼”

루시 네빌롤프 테스코 부회장






“다양한 형태의 점포·신유통서비스·친환경, 그리고 아시아. 이것이 바로 테스코그룹의 다음 10년을 좌우할 핵심 전략이다.”

 영국 테스코그룹의 루시 네빌롤프(Lucy Neville-Rolfe·55·사진) 대외업무 총괄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런던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 필립 클라크(Philip Clarke) 회장이 취임한 뒤 테스코그룹이 새로 잡은 경영전략을 설명하면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매장에서 적금 등 금융상품도 팔고 있는데.

 “2008년 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를 인수했다. 적금·예금뿐 아니라 주택대출 상품도 판매할 계획이다. 2003년에는 통신회사와 합작해 통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유통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상품을 넘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점포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생산하는 에너지가 많은 ‘탄소제로점포’를 열었는데.

 “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시설을 설치한 점포다. LED 전구 등을 써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이 같은 노력은 테스코그룹이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 준다. 우리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한국법인인 홈플러스가 테스코그룹 해외 매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영국 법인에 이어 테스코그룹의 두 번째 엔진이다. 영국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는 가맹사업을 추진하는 등 혁신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12개 해외 법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터키와 중국에 도입된 홈플러스의 평생교육스쿨이 좋은 예다.”

 -홈플러스가 기업형수퍼(SSM) 사업을 하면서 중소상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

 “테스코그룹은 해외 법인이 자국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길 바란다. 홈플러스는 5000여 협력업체로부터 4조원이 넘는 상품을 구매하는 등 지금까지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해 왔다.”

런던=정선언 기자


◆테스코(Tesco)=세계 3위의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영국을 비롯한 세계 14개국에 진출, 현재 5380여 개의 점포망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676억 파운드(약 119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에는 1999년 ‘홈플러스’로 진출한 뒤 2008년 홈에버를 인수해 현재 123개(6월 기준)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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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