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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선택할 권리, 미국·일본은 환자에게 있는데 …




도쿄의 한 편의점에서 리포비탄D(일본판 박카스) 같은 드링크제, 숙취 해소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지통신]


경기도 광명시 박선희(29·여)씨는 약국에서 감기약을 살 때 약사가 아무거나 집어주는 것 같아 언짢다. 처음 듣는 회사 것을 주면 ‘이게 좋은 약인가’ 하는 의심이 든다. 약사가 설명을 안 해 줬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김병옥(50·여)씨는 15년 동안 어지럼증을 앓고 있다. 김씨는 처방약 5~6가지 중 위장약·신경안정제 성분이 잘 맞지 않는 듯해 약국에서 빼달라고 한다. 김씨는 “의사한테 그 약들을 처방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혹시 탈이 날 수 있다’며 계속 처방한다”고 말했다. 병원이나 약국 어디서든 약 선택에 환자는 빠져 있다. 의사도 약사도 약 정보를 환자에게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다. 미국의 일반의약품(OTC·Over The Counter) 제도는 환자 선택권을 극대화한 경우다. 10만 개가 넘는 OTC 약이 약사 카운터 밖에 상품처럼 진열돼 있다. 미국소매건강상품협회 분석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OTC 덕분에 연간 5000만 번의 병원 방문을 줄이고 50억 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일본 도쿄 도라노몬의 편의점 약품진열대 옆에 설치된 약품검색 모니터도 환자의 선택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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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의사협회와 약사회는 약의 안전성과 구매 편의성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약사회는 일반약의 수퍼 판매 전환은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은 국민 편의를 내세워 강력히 요구한다. 의사협회는 국민 편의를 내세워 일반약 수퍼 판매를 주장하면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은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한다.

 이런 모순된 주장의 이면에는 밥그릇 지키기 의도가 깔려 있다. 약사회는 “수퍼 판매약으로 바꾸자고 거론되는 감기약·해열진통제 등은 약국 매출의 77%를 차지한다”며 감기약 수퍼 판매로 인한 매출 감소를 우려한다. 박카스의 카페인 30㎎이 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위장질환 유무를 묻는 약국은 거의 없다. 일본은 리포비탄D(일본판 박카스)에 카페인이 50㎎ 들어 있는데도 1999년 4월 수퍼 판매를 시작했다. 의사협회도 경실련·녹색소비자연대 등이 일반약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한 전문약(사후피임약·인공눈물·변비약·위장약 등)의 부작용을 들면서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다. 경실련 김태현 사회정책국장은 “의사와 약사가 약을 두고 싸우지 말고 어떻게 환자의 약 선택을 도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박유미·강신후 기자, 박소영 도쿄특파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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