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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물맛

물맛 - 장석남(1965~ )


물맛을 차차 알아간다

영원으로 이어지는

맨발인,

다 싫고 냉수나 한 사발 마시고 싶은 때

잦다

오르막 끝나 땀 훔치고 이제

내리닫이, 그 언덕 보리밭 바람 같은 ,

손뼉 치며 감탄할 것 없이 그저

속에서 훤칠하게 뚜벅뚜벅 걸어나오는 ,

그 걸음걸이

내 것으로도 몰래 익혀서

아직 만나지 않은, 사랑에도 죽음에도

써먹어야 할

훤칠한

물맛


물맛은 무(無)의 맛이다. ‘ㄹ’ 탈락이다. 물이란 게 본래 무색, 무미, 무취이니 3무의 맛이다. 그런데 거기에 이런 게 들었단다. 냉수 먹고 속 차릴 때의 그 깨달음. 내리막 내달릴 때 귀밑머리를 보리밭처럼 흔들어대는 바람. 아양·교태 없이 시원한 발걸음. 아, “훤칠한” 맛이 바로 이런 맛이로군. 하긴 그렇지. 못된 물맛의 계보가 있지. 콜라는 트림을 낳고 커피는 불면을 낳고 알코올은 두통을 낳고 우유는 설사를 낳고 주스는 군살을 낳지. 내 몸을 약수처럼 바람처럼 시원한 걸음처럼 지나가는 저 맑은 물살에 견줄 수 없지. 나도 몰래 그 허허실실의 맛을 익혀서 연애에도 조금, 사별에도 조금 써먹어야겠네. 맑은 눈물 흘려야겠네. <권혁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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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