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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뇌동정맥기형, 머리 절개 안해도 전기 자극·고주파로 고친다

기억상실증 환자의 머리에 스위치를 켜는 순간, 지난 수년간의 기억이 되살아 온다면? 먼 나라·먼 훗날 얘기가 아니다. 신경외과 최신 치료 분야인 ‘정위기능신경외과’에선 가능하다. 정위기능신경외과에서는 영상기기로 뇌를 들여다 보며 문제가 되는 신경세포나 조직에 전기자극을 가하거나 고주파, 방사선 등을 쏘아 치료한다. 지난 18일, 아시아-오세아니아 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가 제주도에서 열렸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의 대가들이 모였다. 한국에서 최초로 뇌심부자극술을 시작한 세브란스 장진우 교수(대회장)와 프랑스 알림 루이스 베나비드 교수(세계 최초 현행 뇌심부자극술 시행), 일본 요이치 가타야마 교수(일본 뇌심부자극술 최다 시술)에게 뇌정위수술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세계적 대가들에게 듣는 뇌수술의 현재와 미래







18일 제주 아시아-오세아니아 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에서 뇌 수술의 대가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요이치 카타야마 교수, 알림 루이스 베나비드 교수, 장진우 교수.







가장 흔한 노인성 질환 … 손발 떨림 사라져



뇌정위 수술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존의 수술이 신경치료를 하기 위해 두개골을 갈라야 했다면 정위기능신경외과에선 뇌의 좌표를 보는 영상 기구와 전기자극, 고주파, 방사선 등으로 수술 한다.



가장 많이 응용되는 질환이 파킨슨병이다. 뇌에서 운동능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도파민) 분비가 줄어드는 흔한 노인성 뇌질환이다. 도파민이 일정량 이상 줄면 중뇌의 특정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손과 발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린다.



약물로 치료하긴 하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뇌심부자극술이 등장하면서 파킨슨병의 치료에 전기가 마련됐다.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고 전기선을 삽입해 문제가 되는 부분에 전기자극을 주면 활성화됐던 세포의 흥분이 가라앉는다. 손발 떨림과 같은 증상이 줄거나 사라진다. 한국에서는 장진우 교수가 2000년부터 최근까지 500건 정도 시술했다.



근육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 ‘담창구’란 부위가 손상돼 세포가 항진된다. 이렇게 되면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지가 뒤틀리는 근육긴장이상증이 생긴다. 이때도 전기자극을 주면 비정상적인 세포 활동이 가라앉아 근육 뒤틀림이 가라앉는다. 장 교수는 “근육이 뒤틀려 혼자 밥을 먹을 수도, 외출할 꿈도 못 꿨던 환자가 이 시술로 새로운 삶을 찾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MRI로 확인한 뒤 감마나이프로 수술



뇌혈관 기형도 뇌정위기능수술로 치료한다. 뇌동정맥기형의 경우 뇌혈관벽이 정상보다 얇다. 혈관에 압력이 높아지면 터질 수 있다. 예전에는 이런 뇌혈관 기형을 치료하기 위해 두개골을 가르고 해당 혈관을 제거했다.



뇌정위수술은 머리를 열지 않고 수술한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뇌 영상을 찍어 병변을 확인한 뒤 방사선 치료기인 감마나이프로 해당 혈관을 응축시킨다.



청력이나 시력을 잃은 환자에게도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현재 난청환자 치료는 귀의 달팽이관에 인공와우를 이식하는 수준이다. 달팽이관이 기형이거나 청신경이 없는 사람은 청력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 장진우 교수는 “뇌의 소리를 듣는 뇌간에 전기자극기를 달아 청력을 되찾아주는 수술도 발표됐다”고 말했다. 베나비드 교수는 “10년 내로 청각장애뿐 아니라 시각장애도 전기자극술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강박장애도 치료 가능



정위수술은 뇌 질환뿐 아니라 뇌가 관장하는 질환까지 치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우울증이나 의식장애, 강박장애는 물론 통증과 같은 신경질환도 뇌심부자극술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의 영역을 다스린다는 것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정위기능신경수술은 초고령화 시대에 핵심 치료기술이 될 것이라는 게 뇌 분야 대가들의 판단이다.



배지영 기자



정위기능신경 수술이란=정위(定位)란 입체공간이란 뜻이다. 즉 뇌를 3차원 영상으로 찍어 정확한 병변을 찾아 전극을 쏘거나 방사선을 쪼인다. 뇌에 있는 운동신경·청각신경·통증에 관계된 신경 등이 자극돼 손과 발, 눈과 귀 등의 기능을 회복한다. 일반 뇌 수술에서 직접 두개골을 열고 혈관을 찾아 봉합하고 처치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수술이다. 파킨슨병·간질·근육긴장이상증·우울증 등을 치료한다.

● 장진우 교수



· 연세대 의대 신경외과 주임교수·뇌연구소장

· 파킨슨병 환자에게 뇌심부자극술 국내 최초 시행

· 뇌심부자극술 국내 최다 시술

· 청각장애 환자에게 뇌심부자극술 통한 난청치료 국내 최초 시행



● 일본 요이치 카타야마 교수



· 니혼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

· 뇌심부자극술 일본 내 최다 시술

· 뇌손상에 의한 무의식 환자를 뇌 자극을 통해 의식 복원

· 차기 일본 신경외과학회장



● 프랑스 알림 루이스 베나비드 교수



· 프랑스과학원 과학자문위원회 수석위원

· 파킨슨병과 수전병 등에 대한 뇌심부자극술 세계 최초 시행

· 사지마비 환자에게 뇌에 자극을 줘 팔·다리를 움직이도록 하는 신기술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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