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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멘토 친구와 함께라면 학교생활도 힘들지 않아요”

지난 1일 아산 온양여자중학교 강당에서는 특별한 위촉식이 열렸다. 150여 명의 학생들은 이날 '어깨동무 멘토링' 위촉식을 시작으로 학업이 부진한 같은반 친구들에게 멘토 역할을 수행중이다. 20일 온양여중을 찾았다.



온양여중 ‘어깨동무 멘토링’으로 학생들 눈높이 맞추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어깨동무 멘토링에 참여중인 온양여중 강예슬 학생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멘티 이민성 양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모르는 문제는 그때그때 해결한다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바로 물어봐요. 수업시간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체크해 뒀다가 쉬는 시간에 같이 풀죠.” 이민성(3년·가명) 양의 표정은 밝고 즐거워 보였다. 멘토 강예슬(3년) 양이 있기 때문이란다.



 평소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해답을 보고 혼자 이해했던 이양은 제자리 걸음만 하는 성적에 공부에 대한 흥미도 잃어갔다. 이양은 어느 순간부턴가 강양이 부러웠다. 공부도 잘하고 항상 밝은 강양에게 공부법도 배우고 싶었고 다양한 얘기도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같은 반이었지만 1학기 동안 한마디 말없이 지낸 그들이었다. 강양에게 이양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보이는 ‘평범한 학생’ 일 뿐이었다. 하지만 어깨동무 멘토링이 시작되고 강양이 이양의 멘토가 되면 이들의 학교생활은 변화해 갔다.



 “친해지고 싶어도 자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얘기할 기회가 없었어요. 선생님이 어깨동무 멘토링으로 예슬이가 내 멘토가 된다고 들었을 때 이번 기회로 친해져야겠다 마음먹었죠.”



 짝이 된 이들은 항상 함께였다. 정규수업시간에 졸음이 올 경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깨우고 어깨를 주물러 줬다. 쉬는 시간에는 수업에서 놓친 부분이나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풀었다.



점심시간의 경우 밥을 함께 먹고 남는 시간을 활용해 영어 단어를 외웠다. 하루 평균 30개정도의 영어단어를 외우고 서로 퀴즈 놀이를 하기도 했다.



 “아직 기말고사를 보지 않아 성적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멘토로 인해 집중력도 늘었고 공부하는 습관도 달라졌어요.”



 멘티(이양)의 학습태도만 좋아진 게 아니다. 멘토의 학습태도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남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완벽히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 예습복습을 철저히 했다. 매일 밤 이양과 함께 푸는 문제집도 빼놓지 않고 짚어봤다. 특히 언젠가부터 문제에 대한 원리를 생각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이 문제를 낸 이유는 뭘까? 하고 생각해 봤어요. 내가 문제를 내는 입장에서 보니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됐죠. 물론 저도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 같은 경우는 선생님의 도움도 받고요.”



 교무부장 홍효식(40·여) 교사는 “어깨동무 멘토링을 시작한지 불과 한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며 “쪽지 시험을 봐도 아이들의 성적이 향상됐고, 서로 의지하며 생활하다 보니 교내 따돌림을 받는 아이들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우리는 ‘환상의 콤비’



장래희망이 학교교사인 김도현(3년)양은 1일부터 시작된 어깨동무 멘토링이 마냥 즐겁다. 같은 반 주현정(3년·가명) 양을 멘티로 만나 자신의 꿈을 미리 체험하는 시간을 매일 가질 수 있어서다.



 공부는 잘했지만 숫기가 없어 남을 가르치는 능력이 부족했던 김양은 꿈을 포기하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키운 꿈을 벌써 포기하긴 이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김양은 주양의 공부를 도와주면서 꿈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매일 같이 쉬는 시간에 공부할 내용을 집에서 요약해 A4용지 2~3장 분량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하면 주양이 쉽게 이해를 할까 연습도 해봤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피곤하기도 했지만 민정이에게 도움을 줘 성적이 오르면 좋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연습했어요. 민정이는 선생님을 꿈꾸는 저에게 첫 제자이자 스승이라고 생각해요.”



 주양도 매일같이 자신을 위해 준비해주는 김양의 정성이 고마웠다. 그래서 자신도 김양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주양은 김양이 모든 면에서 활달하고 자신감 있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저는 평소 남들과의 친화력이 좋다고 느껴왔거든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도 많고요. 도현이가 선생님이 되려면 친화력이 더 필요할거 같아서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친구들도 소개시켜줬죠.”



이들은 학교를 끝마치고 각자의 집에서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30분 정도씩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단순한 수다가 아닌 서로의 장·단점을 알아가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대화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또한 주양이 공부를 하다 막히는 문제가 있으면 문자를 보내 물어보기도 한다. 그때마다 김양은 문자로 정답을 상세히 알려주고 그 다음날 학교에서 만나 문제풀이 노트를 활용해 알려준다.



 “공부뿐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하다 보니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 어깨동무 멘토링이 널리 알려져 다른 친구들도 혜택을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김양은 어깨동무 멘토링이 전국 학교에 퍼져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흐뭇해했다.



우정 쌓으며 미래도 함께 설계



2대1 어깨동무 멘토링에 참가중인 조현경(3년·가명) 양은 멘토 강선경(3년·가명), 강진선(3년·가명) 양과 꿈이 같다. 웹디자이너다. 그래서인지 셋은 틈만 나면 인터넷에 나와있는 웹디자이너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같은 꿈을 생각하며 구체적인 미래 계획표도 함께 만들어 봤다.



 “선생님이 저희가 꿈이 같다는걸 아시고 멘토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미래에 대한 계획표를 만들어 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향후 10년 계획을 세워봤죠. 지금은 친구들과 만든 계획표를 보고 함께 꿈을 그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머릿속에 미래를 떠올리니 공부가 즐거웠다. 10년 후에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멘토의 도움을 받아 어떤 과목을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지도 배웠다. 그 결과 조양은 자신이 가장 취약했던 영어에도 흥미를 갖게 됐다. 또한 세 명이 같은 꿈을 바라보고 같은 준비를 하니 멘토와 멘티의 역할을 떠나 서로 우정을 돈독히 쌓아가는데도 큰 도움을 받았다.



 “유능한 웹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영어공부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선경이와 진선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성적을 올리려고 노력 중이에요. 우리 삼총사들이 10년 후에 같은 꿈을 일궈내 사회에 나가서도 평생 친구로 지냈으면 해요.”











 조양과 강양 등은 서로 꿈꾸고 있는 웹디자이너를 위해 목표에 한 발짝 천천히 다가갈 예정이다.



 심숙경(사진) 교장은 “처음 어깨동무 멘토링을 추진했을 때 아이들이 서로 눈높이를 맞추길 원했다. 꿈은 다를 수도 있지만 목표는 같다는 걸 아이들이 함께 깨닫고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깨동무 멘토링= 온양여중 교사와 관계자들이 학생들의 학력증진 등을 위해 지난달 회의를 거쳐 6월 1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자체 프로그램이다. 현재 천안·아산 지역에서 운영중인 일반 멘토링 프로그램과는 달리 같은 반 친구들끼리 멘토가 돼 준다. 1대1 멘토링뿐 아니라 2대1 멘토링과 3대1 멘토링 등 비슷한 꿈을 공유하는 학생들끼리 그룹식으로 어깨동무 멘토링을 운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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