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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대 재원 마련 계획도, 대학 구조조정도 빠져 … 설익은 3년짜리 등록금 대책





박범훈 청와대 수석, 이주호 장관에게 “주말까지 구조조정안 제시해 달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4일 등록금 인하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주영 정책위의장, 황 원내대표, 임해규 등록금TF 팀장, 이두아 원내대변인.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22일 밤 긴급 당정회의석상에 마주 앉았다. 한나라당은 ‘반값 등록금’ 문제가 이슈화하자 23일에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한나라당의 등록금 대책 발표 하루 전 당정의 핵심 관계자들이 무릎을 맞댄 것이다. 이 자리에서 네 사람은 ▶등록금 부담 완화 ▶고등교육 재정의 확충 ▶대학의 자구노력과 구조조정 필요성 등에 대해선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었다. 당정회의는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4시간 동안이나 계속됐지만 네 사람은 대학 등록금 문제의 핵심인 재정 투입의 규모에 대해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당장 내년 예산에서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등록금 부담을 15% 이상 낮추자고 제안했지만 박재완 기재부 장관이 반대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연간 재정 투입 규모를 2013년 2조3000억원, 2014년 3조원으로 늘리는 데 대해서도 난색을 표명했다.









박범훈 수석



 당정이 이견을 보인 채 회의를 끝냈지만 황우여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황 원내대표가 발표한 등록금 대책은 3년간 6조8000억원 재정을 투입해 대학들이 고지서상 등록금을 30% 이상 실제 내리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박 장관이 동의하지 않았던 수치를 그대로 발표해 버린 것이다. 대책안에 따르면 당장 내년에 재정으로 지원되는 1조5000억원 중 1조3000억원을 등록금 인하에 쓰도록 용도가 지정된 계정에 넣는 방식으로 대학의 등록금 인하를 추진키로 했다. 이로써 황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쇄신의 핵심과제는 바로 대학 등록금 문제”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구체적 대책을 내놓은 셈이 됐다. 황 원내대표는 “국가재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등록금을 내려 모든 대학생들의 불안을 덜어주자는 게 대책의 첫 번째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원내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방문규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재정지원 규모가 합의가 된 게 아니다”며 “재원 조달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반박 브리핑을 했다.



 27일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 간의 회담을 준비 중이던 청와대와 민주당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청와대 회담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한나라당의 행태에 심한 유감을 느낀다”며 “대책 내용도 ‘반값 등록금’과 거리가 먼 ‘짝퉁 등록금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에선 “회담 전에 한나라당이 성급하게 등록금 대책을 발표한 건 ‘김빼기’가 아니냐”며 “당에서 발표한 내용은 ‘대학이 구조조정을 먼저 해야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진지한 대안’과도 한참 거리가 있다”고 못마땅해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기왕 한나라당이 등록금 대책을 내놓았으니 이번 기회에 대학 구조조정에도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이날 오후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방문해 “대학등록금 인하 방안이 나왔으니 대학 구조조정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번 주말까지 대학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제시해 달라”고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국정토론회에서 “(‘반값 등록금’이 이슈화된) 이 기회에 새로운 대학의 질서를 다시 만들고 대학교수들도 새로운 자세로 (일)해야 할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했었다.



정효식·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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