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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古今通義 고금통의] 백수<百壽>









여든한 살을 아흔을 바라본다는 뜻에서 망구(望九)라고 하는데 할망구의 어원이다. 아흔한 살은 백세를 바라본다는 망백(望百)이다. 백세를 백수(百壽), 또는 기수(期壽)라고 한다. 수명(壽命)을 관장하는 별이 수성(壽星), 즉 남극성(南極星)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효무본기(孝武本紀)』에는 무제(武帝)가 태일신(泰一神)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수성이 출현해 깊은 광채를 빛냈습니다”라고 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기 주석서인 『사기 색은(索隱)』은 “수성이 보이면 천하의 다스림이 편안하기에 이렇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수성이 나타나지 않으면 병란(兵亂)이 일어난다고 여겼다. 옛 왕실에서 수성에 제사한 것은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뜻이었다. 조선은 물론 고려에서도 춘분과 추분 때 남교(南郊)에서 노인성에 제사를 지냈는데, 조선 태종 21년(1411)부터는 주(周)나라를 따라 추분날만 지냈다.



 장수의 비결이 있었을까? 북송(北宋)의 섭몽득(葉夢得)이 지은 『석림연어(石林燕語)』에 따르면 송나라 문언박(文彦博)이 80세의 나이로 치사(致仕:사직을 요청함)하자 신종(神宗)이 “섭생하는 것도 역시 도(道)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문언박은 “다른 것은 없고, 다만 속박되지 않고 생활하며(任意自適), 외물(外物)에 화기(和氣)를 손상하지 않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고, 술 마시다 좋다 싶으면 즉시 중지합니다”라고 답하니 신종이 명언이라고 여겼다 한다. 먹는 것도 장수의 중요한 조건이다. 도가(道家)에서는 청정석(靑精石)으로 지은 청정반(靑精飯)을 먹으면 안색(顔色)이 좋아지고 장수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두보는 ‘이백에게 준 시(贈李白)’에서 “어찌 청정반으로, 내 안색 좋게 할 길이 없겠는가(豈無靑精飯 使我顔色好)”라고 읊었다.



 죽학노인(竹鶴老人)으로 불린 명나라 하징(何澄)은 아흔아홉까지 살았는데 장수 비결을 묻는 서남(徐南)에게 “맛있는 것은 많이 먹지 않고 맛없는 것은 전혀 먹지 않았을 뿐이다”고 답했다. 도시의 백세노인이 늘어났다는 보도지만 출근길 지하철엔 신문 줍는 노인이 늘어난다. 황제가 태학(太學)에 삼로오경(三老五更)을 초청해 직접 옷소매를 걷고 희생(犧牲:제사 지낸 소)을 베어 대접하는 것을 단할(袒割)이라고 했다. 조선의 세종이나 정조도 자주 양로연(養老宴)을 베풀어 노인들을 높였다. 경로(敬老)는 한 사회의 도덕성을 재는 척도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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