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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만 통행? 일반 차량 많고 오토바이 활개





지정 18개월 넘은 중앙로 1.05㎞ 제자리 못 찾아



19일 낮 12시쯤 대구시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횡단보도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에 부딪힌 자전거 운전자가 쓰러지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9일 대구시 중구 중앙로 옛 아카데미극장 앞. 택배 기사와 20대가 모는 오토바이 다섯대가 굉음을 내며 줄지어 질주한다. 마침 시내버스가 없어 텅 빈 도로를 곡예하듯 달린다. 행인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시민 김용수(33·회사원)씨는 “평소에도 과속하는 오토바이가 많아 길을 건너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국내 첫 ‘대중교통전용지구’인 중앙로의 모습이다. 이 도로가 1년 반이 넘도록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만 통행하는 곳이지만 언뜻 봐서는 일반 도로와 분간하기 어렵다. 대구시는 중앙로의 대구역 네거리∼반월당 네거리(1.05㎞)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해 2009년 12월 개통했다. 4차로를 2차로로 줄이고 인도 폭을 2∼4m에서 최고 12m까지 넓혔다. 인도에 벤치와 실개천도 설치했다. 개통 1년 후 이 구간은 걷기 명소가 됐다. 이에 따라 시내버스 이용객은 22.9%, 유동인구는 17.7% 증가했다. 일반 차량의 통행이 금지되면서 이산화질소·미세먼지 등도 최고 54%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명품 도로’를 만들겠다는 의도와 달리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과속하는 오토바이가 많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에겐 위협적이다. 4∼5대씩 한꺼번에 지나갈 때에는 소음도 심각하다.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의 통행도 여전하다. 이날 옛 아카데미극장 앞에는 승합차와 승용차 3대가 한꺼번에 통행하는 것도 목격됐다. 이는 느슨한 대구시의 단속 때문이다. 시는 올 1월 이 구간에 일반 차량 진입 단속 카메라 4대를 설치했다. 하루 단속 차량은 평균 300여 대. 이 중 절반은 외지 차량이다. 이런 탓에 위반자들에게 진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장(경고장)만 보내고 있다. 단속권자가 경찰서장이어서 사진을 출력한 뒤 일일이 고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한몫하고 있다.



  도로 시설물도 도마에 올랐다. 인도의 실개천 주위에 설치한 가로 40㎝ 세로 30㎝ 높이 40㎝인 경계석 100여 개가 그것이다. 행인이 실개천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했다. 대학생 김정기(24)씨는 “돌로 막아 놓을 것 같으면 왜 실개천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인도가 답답해 보이는 등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중앙파출소 인근 인도에는 자전거가 어지럽게 세워져 행인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일관성이 없는 정책도 문제로 꼽힌다. 시는 택시업계의 요구에 따라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9시인 택시 진입 허용시간을 4월부터 오후 9시∼다음날 오전 10시로 변경했다. 8월 현대백화점 대구점 개점을 앞두고 “도로의 남쪽 일부 구간을 통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주민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 김재동 교통개선담당은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대중교통전용지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문제점을 점검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대중교통전용지구=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따라 자치단체장이 지정한다. 자치단체장은 도시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대중교통수단의 통행만 허용하거나 승용차 등 다른 차량의 통행을 제한할 수 있다. 위반할 경우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량은 5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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