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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해병 초병에게만 짐 지운 국방부와 합참







김수정
정치부문 차장




‘여객기 총격 사건이 한국의 체면을 떨어뜨렸다’ ‘남북 대치가 초목마저도 적의 군대로 보이게 했다’-. 20일 중국 환구시보가 사흘 전 발생한 교동도 해병대 초병의 아시아나 여객기 경고 사격을 보도하면서 단 제목들이다. 환구시보만이 아니다. 해외 많은 언론이 한반도의 긴장 상황과 민항기 사격 사건을 연계해 연일 보도하고 있다. 17일 새벽 4시, 초병 2명이 아시아나 여객기를 미식별 비행체로 오인해 비행기 전방 7~8㎞ 쪽으로 경고 사격한 사건의 파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됐다. 군은 언론이 민항기에 대고 직접 사격한 것처럼 상황을 묘사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공식 해명에 나선 것은 사건 발생 후 사흘이나 지난 20일이다.



 이붕우 합참 공보실장은 “초병이 매뉴얼에 따라 조치를 취했고, 민항기의 안전도 확인된 상황에서 더 이상 조치할 일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초병’ ‘민항기 사격’이란 단어의 조합이 갖는 휘발성을 간과했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군의 임무는 대북 작전·경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군은 군사 행동이 갖는 외교적·경제적 파장도 고려해야 하는데도 지휘부가 이를 간과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사건 직후 제대로 된 정무적 판단만 했어도 경고사격의 불똥이 이렇게 튀지는 않았을 듯싶다. 국방부와 합참 실무진의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두 기관 모두 자기 소관이 아니라며 뒤로 빠지는 바람에 해병대만 고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형적인 관료주의 행태다. 군 소식통은 “이번 일은 김관진 장관이 ‘선조치 후보고’ 원칙을 내세우며 전투적 군대 양성을 독려하고 군내 관료주의 행태 척결을 설파해온 것을 무색하게 만든 일”이라고 지적한다.



 교동도는 북한의 개풍과 2.6㎞ 떨어진 곳이다. 교동도가 뚫리면 인천공항과 서울이 바로 뚫리는 전략 요충지다. 매뉴얼대로 경고사격을 한 두 해병대 초병의 머릿속엔 지난해 연평도의 포연이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그날 새벽 자신들이 한 일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것을 보면서 두 초병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군 지휘부의 안이한 대응 때문에 두 초병의 어깨가 짓눌리고 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안타깝다.



김수정 정치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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