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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전! 창업 스토리 ⑨ 고영테크놀로지 고광일 사장





“나는 엔지니어, 세계 최초·최고 아니면 안 한다”





매출 712억원, 영업이익 181억원. 영업이익률 25%.



 고영테크놀로지의 지난해 성적표다. 각종 전자제품 생산라인의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3차원(입체적) 검사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LG전자와 독일 지멘스, 일본 히타치, 미국 IBM 등이 납품처다. 고영은 납땜 불량을 잡아내는 인쇄검사기(SPI) 시장에선 4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006년 세계 1위에 오른 이후 계속 점유율을 높여왔다. 고영의 제일 싼 제품이 미국·일본 경쟁사의 최고가 제품보다 20~30%가량 비싼데도 그렇다.



 이는 ‘세계 최초나 최고가 아니면 안 한다’는 고광일(54·사진) 사장의 엔지니어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서울 가산동 고영 본사에서 만난 고 사장은 경영자가 아닌, 엔지니어를 자처했다. 그는 부단한 연구개발(R&D)이 오늘의 고영을 있게 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고영은 임직원의 36%인 64명을 R&D 인력으로 두고 있다. 고 사장은 엔지니어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회사를 옮겨 다니다 결국 창업에 나섰다.



 “금성사 중앙연구소에서 로봇을 개발하다 한계를 느껴 미국 유학을 떠났습니다.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엔 금성산전에서 각종 산업용 로봇을 개발했어요. 전자제품 생산 자동화의 핵심 장비로 수백 종의 부품을 회로기판에 정확하게 심는 마운터도 30여 명의 팀원과 8년 가까이 밤새우며 일해 개발해냈습니다. 그런데 경영진이 바뀌면서 단기 이익만 따져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일제를 수입하기로 결정하더군요. 좌절한 팀원들이 대기업으로 옮겨봐야 비슷한 일을 당할 수 있으니 벤처기업으로 가자고 해 결국 미래산업으로 모두 옮겼습니다.”



 그는 정문술 당시 미래산업 회장의 전폭적 지원 아래 연구소장 겸 사업 책임자로 마운터 사업을 이끈다. 3년 만에 기존 제품의 10분의 1 크기로, 가격도 5분의 1에 불과한 신제품을 개발하며 선풍을 일으킨다. 출시 첫해 세계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1년 정 회장이 은퇴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이익을 중시한 신임 CEO가 R&D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이에 반발한 그는 이듬해 창업의 길을 선택한다. 그를 따라 퇴직한 9명의 기술자 등 12명을 데리고 자본금 10억원으로 고영을 세웠다.



 “도의상 미래산업에선 안 하는 아이템을 찾다 3차원 SPI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마운터에 비하면 기술적으로 간단해 창업 이듬해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죠. 그런데 장비 대당 가격이 1억원을 넘다 보니 자본금이 금방 바닥났어요. 4개월간 월급을 못 줄 지경이었죠. 다행히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기술력을 알아보고 5억원을 지원해줘 숨통을 텄습니다. 이어 산업은행·현대기술투자가 15억원을 투자해 자금난에서 벗어났습니다.”



 고 사장은 자금 문제가 해결되자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는 세계 최고 기업부터 뚫는 전략을 폈다. 2004년 독일 지멘스 생산기술연구소가 첫 공략 대상이었다.



 “지멘스가 오케이 하면 독일의 모든 기업이 오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멘스와 어렵사리 약속을 잡아 3차원 SPI를 갖고 가 시연을 하는데 다섯 가지 회로기판을 내놓더군요. 회로기판은 녹색만 있는 줄 알았는데 분홍·검정·청색에 반투명 제품까지 있더라고요. 녹색·청색은 불량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나머지는 실패했어요. 솔직히 다양한 색상의 회로기판이 있는 줄 몰랐다고 고백하고 두 달 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를 지켰죠.”



 지멘스의 까다로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자 그 다음은 순풍에 돛 단 듯 풀려갔다. 글로벌 업체들이 하나 둘 고객이 됐다.



 고 사장은 일본 지진 사태로 상반기 시장 여건이 안 좋았는데도 올해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자신했다. 새로 개발한 3차원 실장부품검사기(AOI)와 3차원 반도체 검사장비가 각각 3분기, 4분기에 본격적으로 팔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슬로건이 ‘세상 검사장비를 모두 3차원화한다’입니다. 지금까지 개발한 세 가지 장비만으로도 앞으로 5년간 40%대 성장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5년 뒤를 대비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3차원 기술로 새 영역을 개척해 나갈 겁니다.”



  차진용 산업선임기자

고광일 사장이 걸어온 길



1957년 충북 청주 출생

76년 서울고 졸업

80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82년 서울대 제어계측과 석사, 89년 미국 피츠버그대 공학박사)

83년 금성사(현 LG전자) 중앙연구소 입사

89년 금성산전(현 LS산전) 연구소 산업기계연구실장

97년 미래산업 연구소장

2002년 고영테크놀로지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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