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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커피는 후루룩 소리내 마셔야 제맛이 난답니다





‘커피 대학’ 체험해 보니 …



홍콩·대만 등 아시아 각국에서 온 기자들이 커피 테이스팅을 하고 있다.





지난 8~9일 서울에서 ‘커피 대학’이 열렸다. ‘스타벅스 아시아퍼시픽’에서 주최한 ‘커피 칼리지’는 올해 행사가 두 번째로, 지난해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됐다. 스타벅스는 올해 인도네시아·필리핀·대만·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언론인 20여 명을 초청했고, 한국 일간지 중에는 본지가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올해 강사는 스타벅스 미국 시애틀 본사에서 커피 교육을 담당하는 준 애슐리(41)가 맡았다. 1박2일간 진행된 ‘커피 대학’ 체험기를 전한다.



글=이상은 기자

사진=이현석 프리랜서





# 커피도 테이스팅하세요









고소한 전복밥엔 구수한 맛이 나는 남미 커피를 매치했다. 음식마다 어울리는 커피가 따로 있다.



이번 교육에서 가장 재밌었던 건 커피 테이스팅이었다. 와인뿐 아니라 커피도 테이스팅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생각해 보면 원두 채취, 로스팅(볶기), 블렌딩(섞기) 등 다양한 과정을 거친 커피를 아무 생각 없이 들이켜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커피 테이스팅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애슐리는 큰 스푼을 이용해 잔에 담긴 커피를 뒤쪽에서 앞쪽으로 밀듯이 떠 보였다. 그대로 따라했더니 향이 공기 중에 퍼지며 코에 와 닿았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 향기를 먼저 마신 것이다.



 애슐리는 “꼭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마셔야 한다”고 일러줬다. 일부러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마시니 입안으로 공기가 흡입되며 향이 퍼졌다. 화려하고 다양한 어휘를 총동원해 와인의 향을 표현하는 것처럼, 커피에도 향을 표현하는 단어가 의외로 많이 있었다. 커피 향도 꽃이나 와인·흙·견과류·과일 향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후루룩 소리를 내 입 안에 커피를 넣고 나니까 이번에는 “혀 구석구석으로 커피를 골고루 보내라”고 시켰다. 혀의 부위에 따라 느끼는 맛이 다르기 때문이란다. 처음엔 혀 위에서 골고루 커피를 느끼고, 다음에는 원하는 맛을 느낀다. 예를 들어 신맛을 더 느끼고 싶으면 신맛을 느끼는 부위인 혀의 양쪽 끝으로 커피를 보내면 된다. 참가자 모두 시키는 대로 따라 하면서 신기해 했다.









아시아 각국에서 온 기자들은 “한식과 커피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 커피의 맛과 향은 왜 다를까









이번 교육을 위해 한국을 찾은 준 애슐리. 커피 테이스팅 시범을 보이고 있다.



커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도 배웠다. 하나는 원두 원산지이고 다른 하나는 로스팅 작업이다. 커피 원두 생산지는 대체로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로 나뉜다. 라틴아메리카 원두는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구수한 맛, 아프리카 원두는 감귤처럼 시고 청량한 맛, 인도네시아산이 주를 이루는 아시아 원두는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여기서 ‘묵직하다’는 건, 와인을 표현할 때 ‘보디감이 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애슐리는 개인적으로 깊고 묵직한 맛을 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산 원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로스팅 단계에 따른 커피 콩의 색깔 변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로스팅은 커피콩을 볶는 작업을 말한다. 커피콩을 얼마나 볶느냐에 따라 쓴맛의 정도가 달라진다. 당연히 색깔도 달라진다. 가장 살짝 볶는 단계인 ‘베리 라이트(very light)’부터 가장 강하게 볶는 단계인 ‘베리 다크(very dark)’까지 8단계로 구분된다.



 애슐리는 “커피 맛이 쓰면 원두가 안 좋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쓰다는 것은 센 불에서 오래 볶았다는 뜻으로 콩이 터지지 않고 높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견뎌냈다는 건 오히려 튼튼한 원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로스팅 단계에 따라 배열한 커피콩을 보니 푸르스름한 빛이 도는 것부터 새까만 것까지 차이가 분명했다.



# 한식에 어울리는 커피를 찾다



다국적 기자단은 서울 종로의 퓨전 한식 레스토랑 ‘콩두’에서 커피 디너를 체험했다. 코스별로 어울리는 커피를 매치하는 저녁식사였다. 애슐리는 “커피를 빵하고만 마셔야 한다는 건 고정관념”이라며 “너무 자극적인 음식만 아니면 한식도 매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음식은 당근과 오이로 속을 채운 복주머니와 산나물 샐러드였다. 귤과 유자를 넣어 만든 소스를 뿌려 새콤한 맛이 났다. 이 음식에는 아프리카 케냐산 원두로 만든 아이스 커피가 함께 나왔다. 샐러드 같은 채소 요리엔 신맛이 나고 청량감이 강한 아프리카 커피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아이스 커피로 마시니까 청량감이 극대화돼 더 잘 어울렸다.



  이어 해초소스 전복밥이 나왔다. 전복밥에는 남아메리카 과테말라산 커피가 나왔다. 애슐리는 “남미산은 아프리카산에 비해 청량감은 덜하지만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며 “구수한 맛이 나는 쌀 요리와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메인 요리인 돼지고기 수육과 묵은지에는 인도네시아산 커피를 매치했다. 인도네시아산 커피는 묵직하고 맛이 진해 고기 같은 무거운 요리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었다. 디저트로 나온 대추 아이스크림과 밤 무스에는 멕시코산 커피를 매치했다. 멕시코산 커피는 가벼우면서도 과자처럼 고소한 맛이 있어 달콤한 디저트와 어울렸다.



 커피 디너를 즐긴 각국 기자들은 한식과 커피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디너에서 내린 결론은 와인 마리아주처럼 커피와 음식도 가벼운 맛은 가벼운 맛끼리, 무거운 맛은 무거운 맛끼리 엮는 게 기본이라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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