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백가쟁명:신상린] 상하이에서 한국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을 연다고?

지난 9일(목) 한국e스포츠협회(www.e-sports.or.kr)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10-11시즌 결승전이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다는 발표 직후 협회 홈페이지는 물론,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및 주요 포탈 사이트에는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심지어, 다음 아고라에 ‘한국e스포츠협회 상해결승 다시 생각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이슈 청원마저 올라온 상황이다.

관련 매체들의 반응 역시 냉담하다. 협회의 체제 전환 과정에서의 업무 처리 미숙, 프로리그의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과 주관 방송사인 온게임넷의 압박 등의 원인들을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프로스포츠라 자부하는 이스포츠 스스로 프로스포츠의 필수요건인 팬을 무시했다는 주장이 그 중심에 있기도 하다.

사실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랑하는 한국 이스포츠 방송 리그의 중국 진출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9월 온게임넷의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의 결승전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바 있기 때문. 상하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동팡밍주(東方明珠) 앞에 특설 야외 무대까지 설치한 당시 행사는 우천과 현지 홍보 및 광고 부족으로 관람 인원 이천 명 이하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바 있다.

그렇다면 정작 개최 당사자인 상하이의 관련 업계는 이를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을까? 상하이에본거지를 둔 프로 게임팀 월드엘리트(World Elite, WE)의 주하오(周豪) 부사장은 “중국 내 방송이나 집객 등의 인기몰이를 원한 선택이었다면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잘못된 선택.” 이라며, “이미 중국 내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 자체의 인기는 물론 리그 역시 생명력을 잃은 지 오래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한국 교민 대상 오프라인 행사 전문 운영 업체인 플레이상하이의 유근목 대표 역시 “작년 동팡밍주 앞에서 펼쳐진 행사의 집객을 위해 상하이 내 주요 대학들의 한국 학생회에게 다량의 입장권을 무료로 배포한 것으로 안다.” 며, “중국인도, 교민들도 주 대상이 아니라면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

여태껏 국내 프로 스포츠 종목 중 어떤 종목도 자국 리그의 결승전을 해외에서 진행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 이에는 여러 원인 또는 이유가 있겠지만, 협회의 입장을 살펴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협회 최원제 사무총장이 공헌한 “세계 최대 e스포츠리그인 프로리그의 문화를 직접 선보이고 향후 다양한 한국의 우수 e스포츠 콘텐츠의 동반 해외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청사진이 이스포츠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타 국내 프로 스포츠 종목들의 규모나 실력, 인기가 세계적인 수준의 그것들과 비교되기 어렵기 때문에 비슷한 그림을 꿈꿔볼 수 없을지 모른다. MBC게임 한현우 해설위원은 “현재 스타크래프트의 인기 하락 여부를 떠나 방송 리그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만큼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 이라며, “다른 프로 스포츠 종목들이 하지 못하거나 않는다고 해서 이스포츠까지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아쉬운 해석.”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협회의 주장대로 콘텐츠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서였다면, 그것도 그 대상이 중국이라면 최소한 글로벌 리그에 대한 고민과 사전 준비가 이행됐어야 한다. 결승전에 진출한 두 팀 중 중국인 선수가 포함된 것도 아니고 중국어 버전으로 경기를 치를 것도 아닐 것이다. 현장에 수십 만 명의 집객을 기대할 수도 없다. 복잡한 국내 상황에 따른 답답한 마음에 내린 차선책이 상하이라면 그건 실수가 아닌 실패가 될 것이다. 중국은 이제 ‘그냥 아무나 대충’ 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흥행을 위한 것도, 자국 팬들을 위한 선택도 아니라면 결국 중국 내 무언가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 ‘무엇’이 전반적인 시청률 및 인기 하락, 지적재산권 및 저작권 소송과 승부조작 파문 등 바람 잘날 하나 없던 한국 이스포츠계의 가장 큰 행사인 프로리그 결승전을 타국에서 치를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이기를 바래본다.

푸단대학 관리학원 중국마케팅센터 수석연구원 신상린(Sangrins@usc.edu = 중국 상하이)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