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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액상과당·설탕, 어떤 게 몸에 더 나쁠까




[중앙포토]

미국인이 광우병·해산물의 수은 오염에 이어 식품안전과 관련해 세 번째로 우려하는 대상은 설탕 대체물인 HFCS(High Fructose Corn Syrup, 고과당 옥수수 시럽)다. 미국 마켓조사회사인 NPD 그룹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58%가 “HFCS가 건강을 위협한다”고 응답했다.

 여론에 민감한 식품업체들이 발 빠르게 자사 일부 제품에서 ‘HFCS 빼기’에 나섰다. 스타벅스·펩시코·크래프트 등 유명 업체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HFCS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자 미국 옥수수정제협회(CRA)가 지난해 9월 FDA(식품의약국)에 HFCS의 명칭을 ‘옥수수 설탕’(corn sugar)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FDA가 1980년대에 평지씨기름(rapeseed oil)을 캐놀라유(canola oil)로 개명 허가한 사례는 있지만 업계의 이번 의뢰는 이례적이어서 다급하다는 방증이다.

  HFCS는 옥수수가 주원료다. 70년대에 첫선을 보인 뒤 액상(液狀)이어서 분말(설탕)보다 취급이 편하고 값이 싸다는 이유로 국내외 식품업계에서 널리 사용됐다.

 미국 소비자가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것은 2004년 ‘미국임상영양저널’에 “미국인의 비만율이 높아진 것은 HFCS 함유 음료의 섭취 증가와 관련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부터다. 지난해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동물실험 결과 HFCS가 설탕보다 체중을 더 많이 늘리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HFCS가 지방간(듀크대병원·2010년), 당뇨병·심장병(캘리포니아대·2009년)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논문도 이어졌다. 충치 등 치아건강에 해로운 것은 설탕 이상이다. 끈적끈적해서 입 안의 자정작용과 칫솔질로 잘 제거되지 않아서다(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치과 오소희 교수).

 “HFCS가 설탕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는 주장에 대해선 미국 내에서도 다수의 기관·전문가가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영양협회(ADA)는 “설탕과 HFCS는 영양적으로 같으며 혈액에 흡수되면 구분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국의학협회(AMA)도 “HFCS가 설탕보다 비만 유발에 더 기여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포도당과 과당이 반반씩 들어 있다는 것이 설탕이나 HFCS나 같다. 하지만 설탕의 경우 포도당과 과당이 화학적으로 결합된 상태로 존재하다 몸 안에 들어간 뒤 둘로 분리된다. 반면 HFCS는 처음부터 포도당과 과당이 분리된 상태다.

 설탕은 사탕무·사탕수수를 압착해 생산한다. HFCS는 옥수수의 전분을 포도당과 과당으로 변환시키기 위해 효소를 가하는 등 가공처리 과정을 거친다. 이것이 기자가 설탕을 HFCS보다 선호하고, 설탕이 ‘천연 감미료’라면 HFCS는 ‘인공 감미료’거나 ‘가공 감미료’라고 보는 이유다.

 ‘HFCS가 설탕보다 못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미국인의 1인 대비 연간 HFCS 생산량은 99년 22.6㎏에서 2008년엔 18.8㎏으로 감소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HFCS 안전성 논란의 ‘무풍지대’다. 그 때문인지 한국인의 1인 대비 연간 HFCS 생산량은 2002년 8.7㎏에서 2008년 9.7㎏으로 증가했다(식품의약품안전청).

 그동안 국내의 다수 소비자는 HFCS가 설탕보다 건강에 이로울 것으로 막연히 생각해왔다. 엄밀히 말하면 HFCS가 무엇이고 제품에 어떻게 표기돼 있는지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액상과당·고과당콘시럽·옥수수시럽 등은 명칭은 달리 하지만 실상은 HFCS다. 국내에선 물엿·탄산음료·분유·젤리·소스류·양념치킨 등 단맛이 나는 많은 가공식품에 HFCS가 들어간다(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

 요리할 때 설탕 대신 넣는 요리당, 파우치에 든 레토르트 식품, 반찬가게에서 파는 콩자반·멸치볶음 등에도 HFCS가 들어 있다.

 업체마다 HFCS를 액상과당·옥수수 시럽 등 달리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가 혼동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식약청이 HFCS의 표기를 통일하고 HFCS와 건강의 관계를 소비자에게 바로 알리는 일을 서둘러주길 당부한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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