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군기 바짝 … 강남 아줌마 “돌격 앞으로”




서울 강남구여성예비군 소대원들이 9일 오후 서초구 내곡동 육군 제52사단 211연대 훈련장에서 시가지 전투훈련을 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육군 52사단 211연대 시가지 훈련장. 방탄조끼에 헬멧을 쓰고 총을 든 10여 명이 건물 벽 뒤에 몸을 숨겼다. 드럼통 아래 숨은 기자도 그중 하나. 처음 잡아 본 2.5㎏짜리 서바이벌용 소총이 어깨를 저릿하게 눌렀다. 긴장한 탓인지 양손엔 땀이 계속 찼다.

 “돌격 앞으로.” 소대장이 신호를 보내자 몸을 숨기고 있었던 대원들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탕탕탕.” 곳곳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멀리 적군 복장의 군인들이 보였다. 앞서 사격 연습에서 했던 것처럼 개머리판을 오른쪽 어깨에 댄 후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페인트탄은 적군이 아닌 근처 나무에서 터졌다. “어머나, 최 기자 팔에 총 맞았어.” 옆에 있던 한 대원이 기자의 왼쪽 팔에 묻은 빨간색 페인트를 보며 외쳤다. 하지만 그에게선 땀 냄새가 아닌 향수 냄새가 솔솔 풍겼다.




최모란 기자

 안보교육과 사격훈련, 시가지 전투훈련(서바이벌), 응급처치 등으로 구성된 두 시간 정도의 약식 훈련이었지만 생각보다 힘들었다. 총은 무겁고 방탄조끼는 갑갑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200m 거리의 훈련장을 총을 쏘며 뛰어다닐 땐 ‘저질 체력’을 원망하기도 했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사람들은 지난달 26일 창설한 강남구여성예비군 대원들이다. 강남구는 지난 3월 육군 제52사단과 함께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여성을 대상으로 여성예비군을 공개 모집해 41명을 선발했다. 이날 첫 훈련엔 주부 등 25명이 참여했다. 군복을 입긴 했지만 여전히 강남아줌마 티가 났다. 거수경례를 하는 손끝에는 빨강·분홍색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다. 눌러 쓴 군모 아래는 금빛 귀걸이가,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에는 반지가 번쩍였다.

 그래도 정식 예비군이다. 교관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이 제법 능숙하다. 관등성명을 끊어서 말할 때는 군기가 바짝 들어 보였다. 교관인 박재석 중령은 “자발적으로 지원한 분들이다 보니 남자 예비군들보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훨씬 낫다”며 칭찬했다. 이유가 있다. 상당수의 대원이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머니다. 주부 이경희(47·강남구 역삼1동)씨는 “아들이 올해 3월 특전부사관으로 입대를 했다”며 “아들과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211연대장 최재림 대령은 “강남구는 서울의 주요 시설과 고층 아파트 등이 밀집한 안보 중요 지역”이라며 “ 여성예비군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 같다”고 격려했다.

글=최모란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여성예비군=향토예비군 설치법 제4조 ‘예비군 대원에 지원할 수 있는 자는 18세 이상의 대한민국 남녀’라는 규정에 따라 창설됐다. 2년 복무, 연 1회 4시간의 예비군 훈련과 지역 예비군 부대 훈련에 참여한다. 평상시에는 사회봉사활동 , 재해·재난 시엔 구호활동을 한다. 1989년 백령도 해병대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서 4600여 명이 여성예비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