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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북 ‘비밀접촉’ 폭로 … 통일부, 왜 원문 공개 꺼리나




이영종
정치부문 차장


지난주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북한 뉴스는 베이징 남북 비밀접촉 폭로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 북한의 일방적 공개는 남북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각 언론사 북한 담당 기자들은 “남측이 건네는 돈봉투를 우리(북한)가 쳐 던지자 김태효(남측 대표)는 얼굴이 벌게져 안절부절못했고…” 등의 주장이 담긴 북측 대표의 언급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문을 즉시 제공하지 않은 데다 “전문 전재(轉載)는 불가하다”며 언론의 보도·편집 방식에도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통일부의 설명은 중앙통신과의 계약을 통해 이를 국내 언론사에 제공해온 통신서비스 기관인 연합뉴스의 요청 때문이었다. 통일부도 연합뉴스에 돈을 주고 중앙통신 기사를 제공받는데 그 조건이 ‘전문 제공 불가’란 얘기다. 통일부는 언론의 불편 호소가 잇따르자 “요청한 기자에게만 개별적으로 주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늑장 제공에다 원문 파일이 아닌 복사본만 프린트해서 나눠줘 기자들이 다시 일일이 타이핑을 해야 했다.

 통일부가 연합뉴스와의 계약을 대북정보 제공 제한의 이유로 내세우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김정일 중국 방문 확인 보도 등 북한의 주요 발표가 나오는 중앙통신을 대북 주무부처가 뉴스통신사를 통해 접한다는 건 상식 밖이다. 연합뉴스보다 빨리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정보원 등과의 정보 협력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국내 언론에 대한 중앙통신 기사·사진 제공은 원래 국정원이 대북정보 제공 차원에서 주로 해왔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 기능을 연합뉴스에 이관한 건 ‘공공재’ 성격인 북한 정보를 보다 쉽게 국민과 언론이 접하도록 하려는 정신이 깔려 있다. 통일부의 설명대로 연합뉴스가 상업계약을 들이대며 타 언론사들에 북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할 것을 정부에 압박했다면 이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해온 ‘왜 중앙통신에 거액의 기사 이용료를 건네주냐’는 비판이 고조될 수 있다.

 중앙통신 원문 제공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20~30년 전 권위주의 시절의 북한 보도 및 대북정보 통제를 떠올리게 한다. ‘북한 주장의 전문을 싣는 건 불가하다. 기사 작성 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라’는 통일부의 입장은 그 시절 보도지침과 흡사하다. 통일부는 통신사와의 계약에 얽매이는 태도에서 벗어나 국민의 알권리와 대북정보 접근 보장이란 큰 틀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영종 정치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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