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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86조 주무르는 복지장관 … 대통령 다음 가는 국가 CEO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간 약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했던 자신의 기본 입장을 지난 10일 접었다. 그 대신 상당수 국민이 희망했던 대로 감기약·소화제 등 일반의약품(OTC)을 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수퍼 판매를 유보한 지 일주일 만이다. 그러는 사이 복지부와 진 장관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책의 신뢰도 뚝 떨어졌다. 진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랬다저랬다 한 것처럼 비쳐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진수희 장관 ‘약 수퍼 판매’ 파동으로 보니

 #미국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복지장관은 지난해 3월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한테서 펜을 선물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적인 건강보험 개혁법안에 서명한 펜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캔자스주 하원의원(8년), 보험청장(8년), 주지사(6년)라는 경험을 높이 사 시벨리우스를 건보 개혁의 적임자로 발탁했고 그는 임무를 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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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나라 복지부 장관은 여성 정치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전문성과 행정 경험에서는 차이가 난다. 이런 점이 이번 일반약 파동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반약 수퍼 판매 유보 관련 보도자료를 만들거나 브리핑을 한 사람은 관료들이다.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 진 장관은 이들을 얼마나 장악했을까. 일반약 파동을 보면 진 장관과 복지부 공무원들은 서로 겉돌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 장관이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해 조직을 장악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김영삼(YS) 정부 이후 복지부 18년은 파동의 역사다. 한약분쟁으로 시작해 의약분업·기생충 김치 소동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파동이 그치지 않았다. 의사·약사·한의사 간 물고 물리는 갈등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일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대통령이 복지부 장관 자리를 너무 쉽게 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각종 안배 케이스로 장관이 된 경우가 많다. 김대중 정부 때는 DJP연합(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연합체제)에 따라 자민련 몫으로 할당됐다(주양자·김모임). 여성(7명)이나 지역, 계파 안배 차원에서 장관이 된 사람도 많다. 유력 정치인들이 거쳐가는 자리로 여기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들은 2000년대 이후 7명에 달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전재희 국회 문방위원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집권당·청와대와의 네트워크가 예산 확보나 정책 추진에 도움이 되고 관료 장악력이 학자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인기 위주로 흐르거나 표를 의식하기 때문에 정책이 왜곡될 수 있다. 이번 일반약 파동도 눈앞에 보이는 약사들의 표를 의식해 국민을 무시하는 우를 범했다.



 복지부는 연간 33조원(전체의 11%)의 예산을 쓰고 범부처 복지정책(86조원)을 총괄한다. 국민연금공단 등 산하 공공기관이 15개에 달하고, 질병관리본부 등 소속 기관도 11개에 이른다. 외청이긴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사실상 복지 정책의 영향을 받는다. 이들 기관을 모두 합하면 5000명에 이르는 공무원·전문가가 복지부 장관의 지휘를 받게 된다. 복지부 장관은 차기 대권 주자에게도 가장 중요한 자리다. 저출산·고령화·양극화 해결, 국민 건강 증진과 노후 소득보장 등 나라 운명을 좌우할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이후 최고의 복지부 장관은 고(故) 신현확 전 총리를 꼽는다. 그는 77년 대통령과 경제부처·재계를 설득해 한국 의료보험을 도입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유시민 전 장관이 국민과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금 개혁을 완수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미래를 내다봤고,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했으며, 관료들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복지부 장관을 부총리급 장관이자 최고의 CEO(최고경영자) 장관 자리라고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전문성과 행정 경험, 합리적 판단력과 조직 장악력 등이 필수다. 미국·스웨덴 같은 선진국도 정치인 출신이 복지부 장관을 한다.



 한달선 전 한림대 총장은 “관료를 움직일 수 있는 종합적인 지도력과 비전을 갖춘 사람이 복지부 장관이 돼야 한다”며 “아무나 앉혀도 되는 자리라는 생각이 계속되면 엄청난 정책의 실패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박유미 기자

막대한 예산과 인력 보유한 보건복지부



-올해 예산 :
33조원(범정부 복지 예산 86조원)

- 범복지부 직원 : 약 5000명(본부 746명, 질병관리본부 등 소속 기관 2175명, 식약청 약 2000명)

-산하 공공기관 : 국민연금공단·건강보험공단 등 15개

◆복지부 장관=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임명된 장관은 21명이다. 이 중 정치인 출신은 13명, 학계·관료 각각 3명, 의사·간호사·약사 등도 있었다. 최선정(작고) 장관은 유일한 복지부 관료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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