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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현대차의 짧은 파업이 남긴 숙제




김종문
경제부문 기자


노조 조합원 박모씨의 자살 사건으로 멈췄던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이 다시 돌고 있다. 현대차 노조와 회사는 11일 “박씨 유족에 대한 위로금 지급과 취업 알선, 공장장 명의의 담화문 게재, 노조활동 보장” 등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5시 2000여 명의 직원이 다시 생산라인에 들어갔고, 아산공장에서만 생산되는 쏘나타·그랜저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자칫 조업 중단 장기화로 갈 뻔한 상황이 큰 탈 없이 마무리된 것이다. 노조 집행부나 회사 모두 냉정을 잃지 않고 차분히 일을 처리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사실 당초엔 우려가 많았다. 박씨의 유서에서 타임오프제 관련 내용이 발견되자 노조에선 “회사가 노조활동을 억압해 동료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강경 분위기가 일었다. 일부 언론에선 ‘타임오프제 전쟁’이란 표현까지 쓰기도 했다. 일각에선 “휘발성 강한 타임오프 문제가 관련된 만큼 노사 대립이 심해져 현대차 공장 중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아산공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 등 노조 대표와 임태순 아산공장장 등 회사 측 대표는 조업 재개를 합의한 뒤 “생산라인이 더 이상 중단돼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발표했다. 노사 차원의 진상 파악 과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사실을 보자”는 의견이 대세였다고 노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노사가 모처럼 합리적으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낸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가슴을 쓸어 내린 이는 현대차 노사만이 아닐 것이다. 현대차의 수많은 부품업체는 물론 소비자들도 조업 정상화에 안도했을 것이다.

 사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말 그대로 격전 중이다. 미국의 GM이 다시 일어서고 있고, 일본의 도요타가 지진 피해 여파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노사는 어느 때보다 힘을 합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미국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한 이면에는 실력도 있었지만 경쟁자들이 휘청거린 상황이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달 중순이면 현대차 임단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9월에는 현대차 노조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현대차 노사가 손을 맞잡고 글로벌 경쟁의 파고를 지혜롭게 넘어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종문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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