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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들어온 세상, 모든 일은 손바닥 안에 있다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중앙SUNDAY 창간 4주년 기획 10년 후 세상 <12> 스마트 모바일 시대











2021년 6월. 30대 후반의 직장인 김미래씨는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스마트폰을 켠다. ‘모바일 사무실’이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오늘 회의를 할 동료들의 위치와 얼굴, 하루 일과가 표시된다. 직장 상사의 영상을 클릭한 다음 텍스트 메시지를 보낸다. 점심 시간, 회사 인근 식당에 간 김씨의 스마트폰에 친구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반가운 마음에 고교 동창과 인사를 나눈다. 점심 후 만난 바이어와 명함을 교환하는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 등록으로 대신한다. 화면에 바이어의 연락처를 등록하자 그의 프로필이 소개된다. 퇴근 시간, 김씨는 스마트폰으로 집에 있는 청소기ㆍ가습기ㆍ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작동시킨다. 이것들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집안 구석구석을 쾌적하게 바꾸고 있었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의 출현으로 모바일 세상은 격변기를 맞이했다. 3G·와이파이·와이브로 같은 새로운 통신망도 구축됐다.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모바일 기술의 진화는 10년 후 인간의 실생활을 어떻게 바꿀까.



스마트폰은 10년 후 모바일 세상에서도 중심 기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손 안의 인터넷, 작은 미디어 플레이어의 역할을 넘어 ‘스마트 리모컨’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정보기술(IT) 전문가인 김중태 IT문화원장은 모바일 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에서 “집 안의 다양한 리모컨은 스마트폰 하나로 흡수되고, 도시인은 손 안에서 집 안의 모든 것을 제어하는 ‘노매드 웹(nomad web)’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가정·사무실의 각종 전자기기를 원격 제어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도움을 주는 ‘손 안의 비서’가 된다. 스탠퍼드대 폴 김 교수팀이 개발하고 있는 ‘e-러닝 시스템’은 스마트 리모컨의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학 연구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스마트폰에 의한 원격 실험실의 작동을 시연했다. 김 교수가 스마트폰에 손을 대자 맞은편에 있는 화면 속 실험실이 흔들렸다. 원격으로 연결된 생물학 실험실에서 인공 지진을 시연한 것이다. 식물 생장 실험실과 원격으로 연결된 스마트폰의 화면을 누르면 식물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 햇빛·바람·온도가 조절됐다. 실험실 안에 인공 번개와 천둥까지 치게 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동영상 강의를 컴퓨터로 재생하는 e-러닝이 아니라, 제3세계 학생들이 선진국에 있는 실험실을 원격 조종해 직접 연구할 수 있게 된다”며 “올 연말까지 볼리비아·우루과이 등 남미 지역에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집 전체를 제어하려면 냉장고·세탁기·공기청정기 같은 가전제품들을 스마트폰의 신호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청소기와 에어컨의 작동 알고리즘이 다르고, 두 기기가 교신을 할 통신망이 없었다. 이를 웹 기반으로 통합해 주는 것이 ‘사물 간 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프로젝트다. 세탁기·냉장고가 인터넷에서 교신할 수 있도록 ‘언어를 통일하는 작업’이다. IT 표준을 정하는 국제기구인 ITU-T(국제전기통신연합 표준화 부문)에서 이 작업을 진행한다. 한국에서 이 일을 주도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함진호 센터장은 “약 5년 뒤에는 컴퓨터와 청소기·TV·에어컨 등 전자기기들이 무선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고, 인공지능으로 실내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 준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원격제어 실험





화면 속 인물 클릭하면 기본정보 제공

지난달 말 LA 남가주대(USC)에서는 ‘i-캠퍼스’ 서비스 설명회가 열렸다. 폐쇄회로TV(CCTV)로 캠퍼스 전역에서 촬영한 영상에 증강현실, 소셜네트워킹 정보를 입혔다. 이 서비스를 통해 교수·학생·교직원은 스마트폰 하나로 학교 안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살펴볼 수 있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세컨드 라이프’ 같은 가상현실 서비스를 ‘실시간 진짜 정보·영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들고 학교 카페에 들어서면 내 친구가 누가 있는지 알 수 있고, 처음 만난 친구와 인사할 때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이야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놓았는지 알 수 있다. i-캠퍼스 설명회에는 구글·IBM 등 글로벌 기업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USC 김선호 교수는 ‘현실 정보 기반의 모바일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을 이렇게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세컨드 라이프, 위치기반 가상현실 기술, 구글 어스 위성영상이 혼합된 모바일판 ‘작은 현실’이다. 스마트폰 안에서 위성영상으로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한편, 화면 속 사람들을 클릭하면 그들이 인터넷에서 올린 이야기나 관심사 등이 팝업창처럼 나타난다. 10년 후에는 스마트폰 안에 ‘손 안의 작은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스마트 시티’는 모바일 기술이 실생활을 바꾸는 대표적인 미래 프로젝트다. 교통·방범·행정·기상 등 다양한 분야를 모바일 자동화로 연결한다. 14개의 섬으로 구성된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은 중심가에 진입하는 18곳에 교통량 제어 시스템과 시간대별로 차등화된 요금제를 도입해 교통량을 25% 감소시켰다. 폴란드에서는 국경지대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유럽연합(EU) 전체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범인 검거 작전을 펼친다. 시카고·뉴욕 등지에서는 치안 데이터를 중심으로 범죄 예방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국내에서도 서울시를 필두로 스마트 시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시내 모든 CCTV의 실시간 자동 모니터링 ▶치매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보 인프라 구축 ▶모든 민원 서류의 모바일 신청시스템 운영 등을 목표로 한 ‘스마트 서울 2015’ 어젠다를 최근 발표했다.



아무리 훌륭한 인터넷 서비스라도 ‘끊김 없는(seamless)’ 모바일 회선 이용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스마트폰을 쓰는 젊은 층들이 “와이파이가 안 터진다” “전화통화가 중간에 끊긴다” 같은 불만을 쏟아내는 현상을 생각해 보면 ‘끊김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통신사들이 앞다퉈 와이파이 기지국을 전국에 설치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유료인 3G망을 더 많이 쓰는 이유다. 3G는 와이파이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이동 중에도 끊김 없이 인터넷을 할 수 있다.



스탠퍼드대와 ETRI가 추진하는 ‘미래 인터넷’ 프로젝트는 ‘끊김 없는 모바일 환경’을 연구하는 과제다. 전력선 접속 방식은 유력한 대안 중 하나다. 스탠퍼드대에서는 어댑터를 전기 콘센트에 꽂으면 인터넷 중계기(AP) 역할을 하는 전력선 기반 와이파이 어댑터를 개발한다. 현재는 인터넷에 연결된 메인 컴퓨터에 전력선 통신 모뎀을 꽂으면, 집 안의 다른 컴퓨터에서 전력선을 통해 메인 컴퓨터의 인터넷 IP를 공유하는 수준의 시제품만 나와 있다. 하지만 전력선을 활용한 인터넷 기술이 발전한다면 아프리카 대륙 같은 ‘모바일 오지’는 물론 건물 지하나 깊은 산, 외딴 섬에서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동일본 대지진 같은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어떨까. 이때는 전국 각지에 대기하던 안테나가 하늘로 솟아오르게 된다. 태양광을 에너지로 삼아 몇 달이고 떠 있는 안테나는 와이파이, 3G 등 기존의 무선 통신망을 유지하는 기지국 역할을 한다. 인터넷 분야에선 기술 개발이 끝났지만 하늘에서 오래 떠 있는 기술은 몇 년 뒤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평상시 이용자가 많은 모바일 망 자체도 더 정교해진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시내 전역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지국을 정비할 방침이다. SK텔레콤 오동준 매니저는 “2020년께에는 테라헤르츠 대역(300~3000㎓ 범위)의 초고주파수를 활용해 20~40Gbps급 데이터 통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고질병인 ‘금방 방전되는 배터리’ 역시 해결될 것이다. 리튬과 대기 중 산소가 결합해 발생하는 전기를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10년 후 상용화될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악용의 부작용 막아야

모바일 기술이 발달할수록 개개인에 관한 정보량은 급증한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기반 서비스가 10년 후 모바일 콘텐트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동국대 강재원(신방과) 교수는 “정보·소통·오락·거래 등 미디어 콘텐트의 4대 소비욕구가 집약된 ‘위치정보 기반의 오락성 정보공유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포스퀘어(4SQ)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그 예다. 포스퀘어는 사용자가 자신이 방문한 장소에 기록을 남기고 이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SNS다. 현재 전 세계에서 1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체크인 수(특정 장소를 찍는 횟수)는 하루 300만 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개인정보 공유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개인정보 유출 방지책 역시 시급하다. USC 사이러스 샤하비(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개인정보를 활용한 인터넷 서비스가 발달할수록 정보 유출 등의 어두운 그림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LA·대전=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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