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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개 대학, 등록금 10조 걷어 교직원 봉급에 5조9000억 써

2008년부터 국내 한 사립대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외국인 교수 K씨는 한국 대학의 느슨한 승진심사와 고액 연봉에 깜짝 놀랐다. K교수는 7일 “한국에선 심각한 실수(serious mistake)만 하지 않으면 정교수까지 승진하는 데 큰 문제가 없더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대학에서 교수 승진심사를 할 때 연구나 강의 능력은 크게 고려되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 대학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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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교육 성과와 상관없이 근무경력(호봉)에 따라 매년 연봉이 오르는 국내 국공립대와 상당수 사립대의 연봉 결정 방식도 외국인 교수들에겐 낯선 풍경이다. 지난해부터 서울 S대의 초청으로 방문 연구 중인 또 다른 외국인 교수 S씨도 “한국 대학 교수들은 능력에 상관없이 똑같이 연봉을 받더라”며 “미국 대학에선 연구 성과에 따라 초봉이 2.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의 교수들이 높은 연봉 수준에 비해 정년(65세)까지 승진 심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사 학위를 딴 뒤 교수로 임용되기만 하면 큰 탈 없이 정년까지 유지할 수 있는 철밥통 고용 체제가 대학 재정에 큰 짐을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157개 사립대의 2009년 결산자료에 따르면 대학들은 한해동안 학생들로부터 등록금을 10조2570억원을 걷어 교수와 직원의 봉급으로 5조9162억원(57.7%)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연구소인 고려대 고등교육정책연구소가 2008년 국내 100개 대학의 교원 인사규정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정년보장 교원의 비율을 명시한 19개 대학 가운데 16곳은 전임교원의 60~90%까지 정년을 보장하도록 했다. 2007년 서남표 KAIST 총장이 부임 후 4년간 정교수 등 승진 대상자의 24%를 탈락시키자 교수 사회에서 일대 화제가 됐을 정도다.

 성과에 관계없이 호봉에 따라 일률적으로 교수 연봉을 산정하는 방식도 등록금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국공립대와 상당수 사립대는 호봉에 따라 교수 연봉을 지급한다. 국공립대 교수들은 매년 호봉 승급분으로 140만원가량을 올려 받는다. 반면 미국이나 홍콩의 우수 대학들은 성과에 따라 연봉을 결정하며 정년을 보장받은 이후에도 심사를 통해 연봉이 깎이기도 한다. 고려대 고등교육정책연구소는 “공무원도 일부 직급은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대학 교원만 제외된 것은 문제”라며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우선적으로 보수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수들은 연봉 차등 지급에 철저히 반대하고 있다. 올해 초 교과부가 공무원 보수 규정을 개정해 “2015년까지 교육·연구·봉사 성과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연봉제를 모든 교수에게 적용하겠다”고 발표하자, 국공립대교수협의회는 해당 법령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성과 위주의 경쟁을 조장해 대학의 역량을 악화시킨다”고 이유를 댔다. 지난달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교수협의회가 연 토론회에서 한 국립대 교수는 “성과에 따라 연봉을 준다면 앞으로는 나보다 더 똑똑한 교수를 뽑지 않겠다”고도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반 공무원과 초·중등 교사들도 평가 후 성과급을 차등해서 지급받고 있는데, 교수들만 성역이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정교수=교수 중 직급이 가장 높은 자리다. 조교수·부교수 등과 함께 전임 교원에 해당하며, 일반적으로 부교수 단계에서 업적 심사를 거쳐 65세 정년을 보장받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번 정년 보장을 받은 교수는 65세까지 재직 가능하나 미국 등에서는 테뉴어(종신교수) 교수에 대해 심사해 성적이 나쁘면 탈락시키기도 한다.

◆적립금=대학이 기부금 등의 돈을 특정 사업(연구·건축·장학 등)에 쓰기 위해 별도로 예치해 두는 준비금이다. 대학 회계 구조는 등록금을 주된 수입원으로 하고 교수 봉급 등 연구와 교육을 위해 지출되는 등록금 회계, 기부금 등을 받아 적립하는 기금회계로 돼 있다. 적립금은 등록금이나 사학법인의 자체 수익에 나오는 전입금으로 학교를 운영한 뒤 남는 돈을 기금 형식으로 모은 돈이다. 현재 4년제 대학들이 쌓아둔 전체 적립금 규모는 10조원을 넘는다.

특별취재팀=강홍준(팀장)·김성탁·박수련·윤석만·강신후·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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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