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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내 치아 개수 많을수록 무병장수”

선조의 경험이 묻어나는 ‘격언(格言)’은 현대인의 삶에도 자양분이다. 하지만 치아건강을 위해 한 가지 격언은 잊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 속뜻이야 어떻든 표면적으로 치아건강을 소홀히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 치아건강이 중요한 것은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제대로 씹지 못하면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입속 세균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인 뇌혈관질환·심장혈관질환의 ‘방아쇠’가 된다. 6월 9일은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제정한 제66회 ‘치아의 날’이다. 평생 건강의 주춧돌이 될 치아건강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제7회 동심한마당 행사에 참여한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구강교육 부스를 운영했다. 행사장을 찾은 남매가 아빠와 함께 치아 모형을 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제공]



80세까지 20개 치아 유지

치아의 날은 왜 6월 9일일까. 사람은 생후 6개월을 전후해 젖니(유치)가 나온다. 만 2세까지 20개의 젖니가 모두 완성된다. 이후 만 6세쯤 평생 써야 할 영구치(永久齒)가 만들어진다. 영구치 중 가장 먼저 나오는 치아가 구치(臼齒·어금니)다. 만 6세쯤 나와 ‘6세 구치’라고도 한다. 하지만 어금니 중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는 데다 치아 관리가 어려운 어린 나이에 나와 충치로 뽑는 사례가 많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은 “아무리 치과 치료가 발전해도 뽑힌 이가 본래 치아를 대신할 순 없다”며 “6월 9일 치아의 날은 영구치를 아껴 평생 쓰자는 의미에서 6세의 ‘6’, 구치의 ‘구’를 숫자화해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치아의 날’은 그동안 바닥에 떨어져 있던 국민의 ‘치아건강 성적표’를 끌어올렸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홍석 공보이사는 “1970, 80년대만 해도 국민의 치아건강은 뒷전이었다”며 “정부의 구강정책과 함께 ‘치아의 날’ 대국민 캠페인을 펼쳐 인식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전국 지부는 치아의 날을 기점으로 치아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에도 무료 치아검진, 구강 교육, 건치인 선발 등 다채로운 대국민행사를 마련했다<표 참조>.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앞으로 국민이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치아건강 캠페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치아 한 개에 평균수명 2년 늘어

‘다다익선(多多益善)’. 나이가 들어서도 본래 치아를 많이 간직해야 건강하다. 치아의 1차 기능은 음식을 씹는 것이지만 전신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치아가 부실하면 인체 에너지원인 음식을 잘 씹지 못한다. 결국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소화질환을 일으킨다. 뇌·신체 발달이 최고조에 이르는 소아청소년기에 치아를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면역력과 활동량이 떨어져 영양공급이 중요한 고령자도 예외는 아니다.

김홍석 공보이사는 “치아 하나를 더 유지할수록 수명이 약 2년 길어지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치아건강에 따라 평균 수명이 10~20년 차이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치아 개수는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 김세영 회장은 “치아가 부족하면 씹는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뇌에서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 부위에 영향을 주고 치매 가능성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치과질환은 뇌혈관질환·심장혈관진환 같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악화시킨다. 특히 염증으로 턱뼈가 녹아 치아를 뽑는 ‘치주병’은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다.

경희대치대 박준봉 학장은 “치주병의 원인 세균이 혈관을 타고 몸속으로 들어가면 혈관벽을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키고, 혈전(피떡)이 생겨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주병 환자는 뇌졸중과 심장병 위험이 2~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입속 세균이 타액에 섞여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에도 영향을 준다. 임신부가 치주병 같은 치과질환이 있으면 저체중아 출산과 조산 위험이 7배 높다.

‘치아 거울’ 있으면 치과질환 조기발견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예방과 조기치료가 필요하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정확한 칫솔질과 함께 6개월에 한 번 치과 검진을 권한다. 하지만 서서히 진행하는 치과질환의 특성상 정기적으로 치과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적다.

여기에 대안이 있다. 치과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치아 거울’을 장만하자. 김홍석 공보이사는 “치아거울을 사용하면 입속 사각지대까지 구석구석 잘 볼 수 있다. 치아에 평소와 다른 이상이 발견되면 검진을 통해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아 거울을 잘 활용하면 치과 3대 질병인 충치·치주병·부정교합(치열이 흐트러지거나 주걱턱)을 찾을 수 있다. 충치가 많이 생기는 치아는 어금니다. 입을 벌리고 치아거울로 어금니의 씹는 면과 바깥 면, 안쪽 면을 꼼꼼히 살핀다. 직경 1㎜ 정도의 검은 점이나 시꺼멓게 비치는 부분이 있으면 충치가 시작된 것이다. 초기에는 전혀 통증이 없고 차거나 뜨거운 음식에도 반응이 없다. 하지만 방치하면 치아 뿌리까지 침투해 이를 뽑아야 한다.

치주병도 치아거울로 확인할 수 있다. 치주병의 주범은 세균 덩어리인 플라크(치태)와 플라크가 돌처럼 굳은 치석이다. 특히 치석은 앞니 안쪽에 많이 생긴다.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경계에 누런 띠 모양으로 붙어 있다. 초기에는 아무 통증도 없지만 치아가 박혀 있는 턱뼈를 녹여 결국 이를 뽑게 된다. 치석은 스케일링으로만 제거할 수 있다. 치아거울로 앞니를 봤을 때 치아배열이 들쭉날쭉하고 서로 포개져 있으면 부정교합이다. 김세영 회장은 “치과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으면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하지만 치과 의료기관을 선택할 땐 최저 가격을 표방하며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곳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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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