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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 필수과목’ 홍보대사 ⑥ 『삼국사기』 영어로 번역한 슐츠 하와이대 교수





미 하와이대 에드워드 슐츠(66·사진) 교수가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를 영어로 번역해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정정길)에서 펴냈다. 지난 10년간 휴 강(한국명 강희웅) 하와이대 명예교수와 공동 작업한 성과다. ‘신라 본기’ 영역(英譯)도 마쳐 연내 출판할 예정이다. ‘백제 본기’ 영역은 2005년 조너선 베스트 웨슬리안대 교수가 해낸 바 있다. 『삼국사기』의 고구려·백제·신라 본기가 완역된 셈이다. ‘고구려 본기’ 영문판 발간에 맞춰 방한한 슐츠 교수를 만나 한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삼국사기』를 번역한 계기는.

 “10년 전 중국이 고구려를 중국사에 포함시키려는 문제가 불거졌을 때다. 당시 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을병 원장이 저의 하와이대 스승인 휴 강 교수에게 『삼국사기』‘고구려 본기’를 영어로 번역할 수 있겠느냐고 문의해 왔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기 위한 거였다. 『삼국사기』를 읽어보면 고구려는 중국사가 아니다. 중국의 여러 국가와 싸움을 너무 많이 했다. 고구려왕들은 전략을 잘 세워서 대개 이겼다.”

 -『삼국사기』는 고려시대에 쓰였다. 고구려와 고려의 관계는.

 “고구려에서 ‘구’ 자가 없으면 바로 고려다. 고려가 신라 영향만 받은 게 아니라 고구려 영향도 받았다. 평양을 서경으로 했고, 경주는 동경으로 한 것만 봐도 고구려를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어떻게 한국사 공부를 시작했나.

 “뉴욕 유니언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던 64∼65년 무렵 중국어를 배웠다. 이후 66년 한국에 평화봉사단으로 와서 부산 경남고 영어선생으로 1년간 있었다. 원래 중국말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때는 중국과 미국의 외교관계가 없었고, 대만하고도 평화봉사단 교류 같은 것이 없었다. 그때 한국은 한문을 많이 사용했다. 한국에 오면 중국을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시작됐는데 오히려 한국을 더 알고 싶어졌고, 1년 후 귀국해선 아예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한국사를 전공하게 됐다. ”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도 비슷한 시기에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왔는데.

 “나보다 6개월 뒤다. 요즘도 큰 학술회의가 열리면 만난다.”

 -20세기 한국사에서 중요한 리더는 누구라고 보나.

 “20세기 다 합쳐서 보면 이승만 대통령 아닐까.”

 -4·19혁명으로 하야했는데.

 “민주주의를 위해서, 시민 이 원하지 않으니까 그만하겠다고 한 거다. 대통령이 된 후 나중에 잘못한 일도 있었지만 항상 민주주의와 한국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했다.”

 -커밍스 교수는 이승만을 안 좋게 보았다.

 “맞다. 좀 심했다. 좋지 않은 행동도 있었으나, 그 이전 이승만의 행적에서 특히 한국의 정체성을 지켜낸 점을 평가해야 한다.”

 -중앙일보가 올해 1월 한국사를 고교 필수로 배우자는 어젠다를 제시했다.

 “한국 사람이 한국사 안 배우면 누가 배우나. 한국 사람도 자기 나라 역사 안 배우는데 우리 외국인들이 왜 한국사를 배우겠나. 조상의 역사를 알고, 선조의 훌륭한 전통을 알면 그들도 조금 더 힘이 생길 것이다. 임파워먼트(empowerment)라 할까, ‘강하게 한다(make one strong)’라는 뜻이다. 정신적 파워를 길러주는 것이다.”

 -미국은 어떤가.

 “보통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미국사가 필수다. 그리고 주마다 주 역사를 배운다. 예컨대 뉴욕주라면 미국사, 뉴욕사가 필수과목이다. 세계사도 고1때 보통 필수다. 우수한 학생은 고3 때 동양사·라틴사·캐나다사 등을 선택해 더 공부한다. 대학에서도 학교마다 다르지만 미국사를 해야 한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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