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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값 등록금, 정치권 포퓰리즘이 해법 아니다

대학 등록금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행보가 혼란스럽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어제 원내대책회의에서 반값 등록금 대책의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소득 하위 50%의 저소득층 학생 지원 중심의 기존 대책을 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전면 시행하는 것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국회 추경을 통해 하반기 등록금부터 일부 반영하고, 내년 새 학기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한다는 일정까지 내놨다. 손 대표는 앞서 그제 밤 서울 광화문 등록금 촛불집회 현장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대학생들에게 “우선 소득 하위 50%까지만 지원하자”고 했다가 한나라당과 다를 게 뭐냐는 항의를 받았다. 그러고는 하루 만인 다음 날 전면 시행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대학들의 연간 등록금 수입은 14조원이 넘는다. 전체 학생 대상으로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려면 연간 7조원 안팎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엄청난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손 대표가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한 변변한 당내 논의도 없이 전면 시행 방침을 불쑥 내놓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촛불 시위로 번진 당장의 대학가 여론을 의식한 섣부른 결정이라고 본다. 실현 가능성이 전제되지 않은 등록금 정책은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한술 더 떠 정동영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반값 등록금을 넘어 ‘무상 등록금’ 주장까지 나오는 판이다. 이 또한 포퓰리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이번 반값 등록금 논란을 야기한 한나라당도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지난달 취임하자마자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민심 수습책으로 등록금 정책을 꺼낸 것도 다분히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내는 물론이고 정부와 충분한 논의 없이 불쑥 정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그간 대학생과 학부모단체, 대학총장 등을 만나 등록금 문제를 논의해 오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지도부가 실현 방법도 마련하지 않고 덜컥 등록금 문제를 꺼내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올 정치적 빌미만 줬다”고 비판하겠는가.

 학생·학부모가 등록금 때문에 고통 받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그러나 정치권이 내년 총선·대선에서 표를 얻겠다는 포퓰리즘으로 접근해선 등록금 문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세금을 넣는 데 국민 동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세금 투입만으론 비싼 등록금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이 함께 변하도록 해야 한다. 뻥튀기 예산 편성으로 부당하게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등록금을 떼내 무분별하게 적립금을 쌓는 관행부터 없애야 한다. 경영 효율화를 통한 예산 절약으로 등록금을 스스로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여야 정치권이 포퓰리즘 유혹에서 벗어나 정부·대학과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등록금 해법을 찾겠다는 진정성부터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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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