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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과 진짜 상생하려면 대기업 오너가 직접 나서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1일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대·중소기업 상생이 이슈로 떠올랐지만 아직 중소기업인들은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김기문(56)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연임에 성공, 8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김 회장은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대·중소기업의 상생이 이슈로 떠오른 것은 큰 변화”라고 평가하면서도 “중소기업인들이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300만 중소기업인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장이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 사항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고 소개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하청을 줄 때 입찰가는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죠. 그런데 현장에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대표를 만나 ‘경쟁업체에선 이 가격을 제시했는데 더 밑으로 입찰에 들어오지 않으면 계약하기 어렵다’며 으름장을 놓는다는 겁니다.”

 그는 중소기업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납품단가 인상 문제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상생하겠다고 약속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 “대기업이 ‘소나기 피해가기’식으로 상생을 추진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쓴소리도 나왔다. 본질적으로 대기업 오너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인과 대화하겠다며 마련한 자리에 전문경영인만 나올 때가 있다”며 “회사를 책임질 수 있는 오너가 나와서 상생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오너가 통 큰 결정을 해야 임원의 운신 폭이 넓어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소기업인 대표로 이명박 대통령과 종종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상생 의지를 느꼈다”며 “‘법과 제도는 한발 늦으니 민간 차원에서 서로 끊임없이 교류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인식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는 “중소기업인들도 대기업에 불평불만만 하면 안 된다”며 “기업인답게 불우이웃을 돕고 친환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임 후 성적에 대해선 ‘80점’이라고 자평했다.

 “중소기업인 입장에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려다 보니 이슈가 됐습니다. 또 건의한 것들이 실제로 많이 바뀌었죠.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어려운 중소기업을 잘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중소기업을 더 크게 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데 그걸 못 했습니다.”

 그는 올 하반기 대기업 대표와 정례적으로 만나 중소기업인의 애로 사항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논의를 마쳤다. 그는 “올해 말 개국 예정인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경영자로서 포부도 밝혔다. 그는 “조만간 화장품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김기문=1988년 시계 브랜드 ‘로만손’을 창업한 중소기업 경영자다. ‘피겨 요정’ 김연아가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액세서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도 운영한다. 2007년 3월 중소기업중앙회장(임기 4년)으로 취임했다. 올 2월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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