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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내가 잘못한 일, 실수한 일들을 쓰겠다” … 게이츠 회고록







김정욱
워싱턴 특파원




미국은 자서전의 나라다. 공직에서 고위직에 오른 사람이 회고록 형태의 책을 펴내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자신의 경험을 후임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지만 대부분 자신이 쌓은 업적, 잘한 일에 대한 자랑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달 말 물러나는 로버트 게이츠(68·사진) 국방장관의 회고록은 크게 다를 것 같다.



 1966년 중앙정보국(CIA)에 들어간 이후 백악관과 국방부를 포함, 40여 년 동안 국가안보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게이츠는 1일(현지시간) “퇴임 뒤 내가 펴낼 회고록에는 내가 잘못한 일들, 실수한 일들이 가장 중요하게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하늘의 펜타곤’이라고 불리는 국방장관 전용기에서 미 언론들과 고별 인터뷰를 하면서 이같이 다짐했다. 자서전을 펴내는 이유가 자화자찬(自畵自讚)에 있지 않고 자신을 반면교사(反面敎師) 로 삼아달라는 데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게이츠는 이어 “나는 (책에서) 공직자로서 공개해선 안 될 비밀은 쓰지 않을 것이며, 나와 가깝게 일했던 인사들을 공격하는 내용도 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정적인 내용을 담아 판매 부수를 늘리려는 ‘한 건’도 배격한다는 뜻이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전 정부에 이어 민주당 버락 오바마 현 정부에서 장관직을 수행한 게이츠는 책 펴내는 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는 절대적으로 공평하길 원한다”며 “내 책이 어떤 식으로든 대선 캠페인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12년 11월 대선이 끝나기 전에는 출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겸손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당파를 떠나 공평무사한 정책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성품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츠가 장관직을 더 수행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게이츠가 물러날 것을 고집했다. 게이츠는 이날 처음으로 자신이 사임하기로 마음먹게 된 동기도 밝혔다. “8명의 대통령을 모시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경험들이 (정책 결정에) 방해가 돼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보다 나를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물러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게이츠는 장관 재직 중 2개의 전쟁(이라크·아프가니스탄)을 수행한 유일한 인물이다. 미국에 대한 테러 첩보를 “매일” 보고 받았다고 털어놨다. 엄청난 격무에 시달렸음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게이츠가 이날 밝힌 스스로의 성공 비결은 “남을 섣불리 비판하지 않으며, 그 누가 바보 같은 질문을 하든 그들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정성을 다해 답변하는 것”이었다. 게이츠는 퇴임 뒤에도 공복(公僕)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김정욱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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