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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대검 중수부, 철저한 정치권 수사로 존재 이유 증명하라







권석천
사회부문 기자




대검 중수부는 야누스(Janus·두 개의 얼굴을 가진 신)의 칼이다. 검찰 조직의 독립성이 강할 때는 가공할 힘을 발휘하지만 정치 권력의 입김이 세지면 정치적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다. 유일하게 검찰총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특별수사 조직이란 특수성 때문이다. 1981년 ‘중앙수사부’란 문패를 달고 재출범한 이후 점철돼온 영욕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정치권과 검찰의 이번 충돌은 그 연장선 위에 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검찰관계법 소위가 지난 3일 중수부의 수사기능 폐지에 합의하자 검찰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 중이던 중수부는 “정치권 조사가 본격화하니까 수사권을 빼앗겠다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준규 총장은 6일 긴급 간부회의를 연 뒤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은 대변인(이용섭)에 원내대표(김진표)까지 나서 “입법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총공세에 들어갔다.



 양쪽 모두 중수부의 두 가지 얼굴 중 한 면만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수사기능 폐지론은 “살아 있는 권력에는 너그럽고 죽은 권력엔 잔인했다”며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주장엔 결정적인 맹점이 있다. 중수부 무장 해제에 따라 위축될 가능성이 큰 권력층 비리 수사 기능을 어떻게 보완할지 제시하지 못한다. 사개특위 주장대로 “총장에게 집중된 수사권을 지방검찰청으로 돌려보낸다”고 해서 검사들이 외부 압력이나 로비에 흔들리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힘들다. “총장 자리를 바라보는 지검장들이 오히려 권력 눈치 보기에 더 쉽게 휘둘릴 것”이란 논리도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검찰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검찰 개혁 작업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려고 해선 안 된다. 수사권을 앞세워 또 하나의 권력으로 군림하다 자신들이 필요할 땐 국민들에게 호소하려는 자세는 옳지 않다. 과거 정치적 수사에 대한 자성과 함께 본연의 책무에 충실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여야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 철저한 정치권 수사로 중수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중수부 수사가 왜 필요한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검 중수부는 서민의 희망이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피켓에 담겼던 이 문구는 중수부의 나아갈 바를 보여준다. 서민들은 한 푼, 두 푼 모은 자신들의 예금으로 배를 채운 ‘몸통’이 누구인지, 그 가면을 벗겨주길 고대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나오는 대로 간다”는 김홍일 중수부장의 다짐이 정치권을 향한 으름장에 그쳐선 안 되는 이유다.



권석천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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