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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벌판을 꿈꾸며

조용하고 편안해 보이는 들판에 섰습니다. 한자리에 서서 360도 돌아본 모습은 이렇습니다. 익은 밀은 자랑스레 고개를 세우고, 보리는 다소곳이 고개 숙여 바람을 탑니다. 논 한구석에는 20여 일 자란 모가 모내기를 기다리고, 모판이 건져진 논에는 트랙터가 땅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트랙터 뒤를 쫓는 백로들은 미꾸라지, 땅강아지, 지렁이들을 건져 먹고 있습니다. 바쁘게 돌아갑니다.

PHOTO ESSAY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모판을 건졌으니 이제 비료 흩치고, 땅을 한 번 더 두드려야 모를 심어.”
“요즘 눈코 뜰 새 없어.” “모 심어야지, 매실 따야지, 콩 심어야지, 밭 김매야지.” “그러고 나면 쫌 수월해지지.” “뭐~ 그 다음이야 밭에 나가 김이나 매면 되지.” “촌에는 그리 일이 많아.”

결코 조용하거나 편안하지 않은 들판입니다. 편안하게 보일 뿐입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보기 편한 것들만 보려 합니다. 또 그렇게 본 것으로 많은 판단을 합니다. 보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의 차이가 큽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더 넓고 깊습니다(혹 사진 속 풍경이 편안하게 보인다면 사진가가 들판의 속내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겁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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