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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라푸마 공동기획 해외 국립공원을 가다 │ ①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

국립공원은 나라가 직접 관리하는 공원이다. 국립공원은 자연 생태계의 보고인 동시에 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16개 호수 잇는 100여 개의 폭포 … ‘달력 사진’ 속 풍경일세

나라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국립공원은 여느 관광지와 달리 관람객이 준수해야 할 규칙이 많다. 우리나라도 국립공원에서는 풀 한 포기 뽑아도, 정규 탐방로를 벗어나도 처벌을 받는다.



국립공원이 지키고 보존하는 생태자원 앞에서 인간은 기꺼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만큼 귀하고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week&이 이번 달부터 연중기획 ‘해외 국립공원을 가다’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외국도 가장 빼어난 경치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법의 보호를 받는다.



관광 선진국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 천하의 풍경을 찾아서 떠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과 생태계를 찾아 떠난다. 해외여행도 이제는 생태관광이 대세다.







계단식 호수와 아기자기한 폭포가 만들어내는 플리트비체의 풍광은 요정이 살고 있다고 믿겨질 만큼 아름답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중부 유럽의 나라 크로아티아. 이 나라 안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중 호수로 불리는 곳이 있다.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plitvice lakes national park)’이다. 해발 600m 안팎의 깊은 숲속에 호수 16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고, 크고 작은 폭포 100여 개가 그 호수들을 잇고 있다. 문자 그대로 ‘달력 사진 속의 풍경’이 연출되는 곳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1979년에 이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적 명소다. 크로아티아 최초의 국립공원도 플리트비체다.  



글·사진=강정현 기자











빨간 지붕이 인상적인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자그레브는 작은 빈이라 불릴 만큼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오른쪽 뒤에 보이는 첨탑 2개가 ‘성스테판’ 대성당이다.



# 요정이 사는 곳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유럽 최고의 비경으로 통한다. 그래서 외진 곳에 꼭 틀어박혀 있을 줄 알았다. 막상 찾아간 플리트비체는 크로아티아 중심부에 있었다.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140㎞ 거리. 버스로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확 트인 전경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푸른 빛을 담고 있는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호수 건너편에 공원에서 가장 큰 폭포 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세상을 휩쓸어버릴 것 같은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크고 작은 폭포가 서로 앞을 다투는 듯한 모습이어서 흥미롭다. 두 손으로 퍼올린 물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이 폭포수는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가 바위를 만나 부서지고 마침내 코라나(Korana)강에서 하나가 된다.



  공원 면적은 300㎢ 나 된다. 이 중에서 호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숲이다. 그러나 플리트비체를 대표하는 풍경은 에메랄드빛 호수와 호수를 잇는 크고 작은 폭포다. 플리트비체에 있는 16개의 호수 가운데 해발 636m에 있는 프로슈찬스코 호수가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그 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이 130여m 아래에 있는 코라나강까지 끊임없이 폭포를 형성하며 이어진다.



 어떻게 이런 모습이 생겨났을까. 가이드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본래는 하나였던 강이 오랜 세월 석회암 지대를 흐르며 침전물을 남겼고, 침전물이 쌓여 자연 댐을 만들었다. 댐에 막힌 물은 호수를 형성했고, 댐을 넘친 물이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어 지금의 풍경을 빚었다. 석회암 침전물은 호수를 푸르게 물들여 호수에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더한다. 유럽인들이 플리트비체를 요정이 사는 곳이라고 믿었던 이유가 짐작이 된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1949년 개장했다. 그러나 여태 전혀 훼손되지 않은 태초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심지어 4년이나 이어진 유고 내전 중에도 이 일대만큼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플리트비체를 지키기 위해 무진 애를 쓴 것이다. 아니면 정말로 요정이 살고 있어 마법을 부린 것이던지.









자그레브에서 플리트비체 가는 길에 만나는 라스토케(RASTOKE) 마을. 마을 전체를 휘감고 있는 강줄기는 가정집 밑으로도 흐른다.



# 산은 호수를 담고 호수는 숲을 키우고



관람객은 호숫가를 따라 조성한 탐방로로만 다닐 수 있다. 탐방로는 걷기 편한 흙길과 데크로드가 잘 어우러져 있다. 흙길은 호수 주변을 돌고, 데크로드는 개울을 건넌다. 탐방로는 24㎞나 이어진다.



 100개가 넘는다는 폭포는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다. 이끼 낀 바위틈을 비집고 나오는 가느다란 실폭포도 있고, 바위에 부딪치며 거칠게 부서지는 다부진 폭포도 있다.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비룡폭포도 있고 수락폭포도 있다. 폭포도 무리를 이루면 군무를 연출한다.



 탐방로를 따라 호숫가 근처로 갔다. 가까이에서 내려다본 호숫물이 정말 맑았다. 물 위를 헤엄치는 오리와 물속을 헤엄치는 송어가 한 공간 안에 섞여있는 듯했다. 바닥이 어른거리는 얕은 호수도 있지만 깊은 호수도 있다. 깊은 곳은 최고 수심이 47m나 된다고 한다.



 폭포 위를 이은 데크로드를 지나며 폭포를 내려다보니, 발 아래로 아찔하고도 짜릿한 풍경이 펼쳐진다. 폭포 위에는 무지개가 걸려 있다. 영락없는 동화 속 그림이다. 저 먼 나라에서 찾아온 수고를 치하하는 플리트비체의 선물로 여겨졌다. 호숫가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코지악(Koziak) 호수다. 플리트비체에서 가장 큰 호수로, 전기 유람선이 호수 안을 운행한다. 30분마다 출발하고, 유람선 요금이 입장료에 포함돼 있어 아무나 탈 수 있다.



 호수를 담고 있는 산은 숲이 울창했다. 빽빽한 나무와 흘러내린 덩굴, 이끼 낀 바위와 흐르는 시냇물은 원시의 모습 그대로다. 산으로는 한 발짝도 들여놓을 수 없다. 지정된 탐방로 이외의 지역은 통행을 금지한다. 우리나라 국립공원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유는 조금 달랐다. 공원 안에 살고 있는 곰이 놀라지 않게 하기 위해서란다. 이 숲 안에는 야생 갈색 곰 수십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곰뿐만이 아니다. 늑대·사슴·살쾡이 등 유럽을 대표하는 야생동물과 희귀 조류의 보고다.



 1992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유네스코로부터 ‘위기에 처한 세계 유산’으로 분류된 적이 있다. 유고 내전의 화마는 용케 피했지만, 오랜 전쟁으로 인한 생태계 훼손을 염려한 까닭이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즉각 국립공원을 폐쇄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96년 재개장했다. 유네스코도 플리트비체의 세계유산 지위를 다시 인정했다. 96년부터 공원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는 마리안나(53)는 “크로아티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7개 있지만 크로아티아인이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 하는 유산은 플리트비체”라고 말했다.



 









● 여행 정보 2008년부터 크로아티아에도 유레일패스가 통용되면서 관광 수요가 부쩍 늘었다. 현재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입장객은 연 100만 명을 헤아린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일대는 한여름에도 기온이 24도를 넘지 않아 여름 휴양지로도 인기가 높다. 수도 자그레브에서 2시간 거리인 데다, 공원 인근에 호텔 등 숙박시설도 많다. 국립공원 입장료 어른 110쿠나(크로아티아 화폐 단위·1쿠나는 약 210원), 학생은 80쿠나(유람선·전기버스 요금 포함). 인천공항에서 크로아티아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그러나 유레일 패스(www.eurailtravel.com/kr)가 있으면 유럽 어디에서도 기차로 자그레브에 갈 수 있다. 자그레브부터는 버스를 이용한다. 크로아티아관광청 홈페이지(http://croatia.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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