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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피아로 변신한 김종창 … 금융위의 모피아보다 힘셌다





저축은행 수사 타깃, 금피아냐 모피아냐



4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청문회에 참석한 전·현직 금융정책 책임자들. 왼쪽부터 김석동 금융위원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중앙포토]





‘금피아냐, 모피아냐’.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이 2일 검찰에 소환되면서 검찰의 주 타깃이 어디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로 불리는 금감원 인맥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왔다. 부산·삼화·보해 등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들의 부실화 과정에서 금감원의 검사·감독 부실이 있었을 개연성을 뻔히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저축은행 무더기 영업정지 이후 금감원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잇따라 사법 처리됐다. 유병태 전 비은행감독국장, 이철종 전 국장, 이자극·정인용 부국장과 팀장·조사역 서너 명이 검사 무마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거나 수배됐다. 김장호 부원장보와 또 다른 임원이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심도 가시지 않고 있다.



 급기야 지난 주말 김종창 전 금감원장의 이름이 나오면서 ‘금피아 수사’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이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으로부터 “부산저축은행을 잘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김종창 전 원장의 등장은 검찰의 수사 방향이 ‘모피아(재무부+마피아)’로 옮겨가는 조짐이기도 했다. 김 원장은 오랜 재무관료 생활을 끝낸 뒤 기업은행장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거쳐 금감원장이 됐다. 금피아의 수장이자 모피아의 핵심 중 한 명이다. 이런 해석은 1일 김광수 원장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한층 더 힘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김 원장이 2008년 부산저축은행이 대전·전주 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인허가를 결정하는 정책 당국자였다”고 밝혔다. 금피아의 저축은행 봐주기가 연못이라면 정책을 통한 모피아의 저축은행 밀어주기는 호수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지붕 두 가족’인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검찰의 칼 끝이 어디로 향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대응에선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그래서다. 검찰의 수사 방향에 따라 사법 처리 대상자의 숫자와 강도, 업무 지장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란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금감원 안에선 조심스레 “전 원장까지 거명된 마당에 더 이상 나올 게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금융위는 “김 원장에 대한 혐의도 믿기 어렵다”며 서둘러 방어선을 치고 있다.



 객관적인 정황은 모피아보다 금피아에 불리하다. 양쪽을 겸하고 있는 김종창 전 원장을 빼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모피아는 김광수 원장뿐이다. 김 원장의 혐의에 대한 검찰의 시각도 ‘정책 비리’가 아닌 ‘개인 비리’다.



반면 저축은행 관련 혐의를 받는 금피아 숫자는 이미 10명에 가깝다.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도 저축은행 대주주들이 1차로 금감원에 로비하고, 이게 실패하면 다시 정치권과 청와대로 손길을 내미는 구도로 진행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당국 내에서 금감원의 힘이 그만큼 셌다는 얘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으로 로비가 집중된 건 그만큼 금감원이 저축은행 문제를 좌지우지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물론 전 금융권의 경영 실태와 동향 정보를 사실상 금감원이 독점하고 있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 지난 정권까지 겸임해 왔던 금융감독위원장을 장관급인 금융위원장과 장관과 차관 사이인 금감원장으로 분리했다. 2008년 이후 전광우·진동수 위원장과 김종창 원장이, 올 들어 김석동 위원장과 권혁세 원장이 파트너가 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역대 금융위원장은 정권에 지분이 없는 민간전문가(전광우)나 관료(진동수·김석동)였다. 반면 금감원장은 대구·경북(TK) 출신 모피아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시장에서 “상급기관인 금융위보다 집행조직인 금감원이 더 세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이런 구설은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열린 경제상황점검회의(서별관 회의)에 김종창 금감원장이 정규 멤버로 참석하면서 더 불거졌다. 장관급이 모이는 이 자리에 민간인 신분인 금감원장이 끼는 건 이례적이었다. 김 전 원장이 국무회의에 잇따라 배석해 존재감이 부각된 것도 이 무렵이다. 당시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역할인 ‘정책’을 김 전 금감원장이 대신 언급해 어색한 장면을 연출한 적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금피아의 항변도 만만치 않다. “정책의 ‘손발’에 해당하는 금감원이 청와대와 국회 등 정치권, 감독당국인 금융위를 무시하고 저축은행 부실과 비리를 근절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2일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된 금감원 임직원이 많긴 하지만 구조적이라기보다는 개인비리 성격이 짙다”고 주장했다.



나현철 기자



◆모피아·금피아=모피아는 옛 재무부의 영문 약자인 모프(MOF)와 마피아의 합성어다. 재무부 출신 관료들의 막강한 힘과 연대감을 꼬집는 말이다. 통합 감독기구인 금융감독원이 출범한 뒤엔 금융감독원과 마피아를 합친 금피아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모피아나 금피아란 조어엔 이들이 퇴직 뒤에도 낙하산 인사를 통해 금융계를 장악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담겨 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김종창
(金鍾昶)
[前] 금융감독원 원장
194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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