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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의 습격 … 간 총리, 1년 만에 ‘시한부 총리’로





일본 내각 불신임까진 안 가



2일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내각불신임 결의안이 부결되자 간 나오토 총리(오른쪽)가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왼쪽),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가운데)과 함께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간 총리는 동일본 대지진이 어느 정도 수습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 시한부 총리가 됐다. [도쿄 로이터=뉴시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2일 “동일본 대지진 수습에 어느 정도 전망이 서는 시점이 되면 젊은 세대에 총리직을 물려주겠다”며 때가 되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6월 2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당시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 정확히 1년 만에 일본에서 나온 현역 총리의 퇴진 의사 발언이다.











 간 총리가 ‘시한부 총리’ 수용 의사를 밝힌 뒤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서의 내각불신임안 표결은 152대 293으로 부결됐다. 간 총리로선 “조금 있다 물러나겠다”고 달래며 불신임안 가결을 막은 셈이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대표나 하토야마 전 총리는 불신임안에 찬성하지 않는 대신 당내 주도권을 확보했다. 간, 오자와, 하토야마가 이 정도 선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OK(오자와-간)가 정면 승부를 피하면서, 오자와-하토야마가 판정승을 거두고 간이 판정패한 셈이다.



 1일 낮까지만 해도 오자와를 중심으로 한 ‘항명’ 움직임은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여겨졌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표결 하루 전인 1일 밤. 오자와가 계파 의원들을 긴급 소집했다. 미적거리는 계파 의원이 속출하자 오자와는 자신의 비서를 보내 “(동참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 공천을 책임질 수 없다”며 압력까지 넣었다. “이건 ‘보스’ 오자와의 사활을 건 마지막 승부”란 걸 간파한 의원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결국 이날 밤 ‘불신임안 찬성 궐기대회’에 71명이 운집했다. 불신임안 가결에 필요한 82명의 여당 반란표에 거의 육박하는 숫자였다. 게다가 입장이 모호하던 하토야마 전 총리조차 이날 밤 찬성으로 돌아섰다. “기껏해야 반란표는 50명 정도”로 예상했던 간 총리 측에 비상이 걸렸다.



 간 총리는 2일 아침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을 불러 표를 최종 점검했다. 결과는 “가까스로 부결시킬 수 있을 듯”이었다. 하지만 간 총리는 ‘고’ 사인을 내지 못했다. 막판 분위기에 편승해 불신임안이 통과될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설령 부결된다 해도 60~80명의 반란표가 나올 경우 어차피 당은 깨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간은 결국 민주당을 창당한 ‘오너’ 하토야마 전 총리를 오전 11시쯤 총리관저로 불러 ‘절충안’을 제시했다. 간은 “우리가 어떻게 해서 쟁취한 정권이냐. 당을 깼다가는 자민당에 정권이 바로 넘어간다. 그건 당을 만든 하토야마 당신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시한부 총리’ 카드를 제시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덥썩 이 카드를 잡았다. 결국 간과 하토야마는 합의문을 작성해 서로 교환했다. 낮 12시에 개최된 의원회의에서 두 사람은 이를 나란히 공개했다.



 “불신임안 찬성을 관철한다”던 오자와도 ‘시한부 총리-불신임안 부결’이란 간-하토야마의 ‘기책(奇策·흔히 생각할 수 없는 기묘한 꾀)’에 꼬리를 내렸다. 오자와로선 당장 간 총리를 끌어내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부결 시 예상되던 ‘제명-신당 창당’의 희생을 치르지 않고 당내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 언론들은 “오자와는 계파 의원을 단속하고 간 총리를 일정 기간 후 물러나게 하는 등 가장 많은 것을 챙겼다” 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심력을 잃은 ‘시한부 총리’가 개국 이래 최대 시련을 겪고 있는 일본을 어떻게 이끌고 가겠느냐” “민주당의 추잡한 타협은 일본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부정적인 지적도 거세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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