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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10대 기혼자





미국 상당수 공립고는 10대인 학생들에게 결혼·육아 체험수업을 한다. 이런 식이다. 학생에게 계란이나 작은 밀가루 부대를 나눠준다. 학교와 집에서 24시간 내내 품에 안고 다니거나, 잘 때도 옆에 두고 보살핀 뒤 교사에게 반납하게 한다. 말하자면 ‘갓난아기 돌보기’다. 깨뜨리거나 터뜨리면 점수를 못 받는다. 결혼·양육의 힘겨움과 책임을 느끼게 해 지나치게 이른 결혼·출산을 예방하려는 의도란다.

 결혼 연령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고대엔 조혼이 대세였다. 붓다가 출가 전 결혼했을 때 나이가 10대 중반이다. 예수 시대 유대엔 아버지가 자녀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중매 전통이 강했다. 아버지들은 자녀가 10대가 되면 결혼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심지어 개신교 신학자 윌리엄 핍스는 “예수도 10대에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다”는 주장을 편다. 아테네 여성도 주로 10대에 결혼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14세부터 행해지는 조기 결혼에 반대하고 18세 결혼을 권했다.

 동양도 다르지 않다. 일본 헤이안 시대 귀족 간 중매 결혼은 대체로 신랑·신부가 10대 초반일 때 이뤄졌다. 우리 조상의 조혼 풍습엔 아픔이 서려 있다. 고려 때 원의 강요로 80년 사이에 51회의 공녀(貢女) 공출이 있었다. 당시 금혼령은 13~16세 여자의 혼인을 금지했다. 이러니 공녀 징발을 피하려고 13세 이전에 결혼을 시킬밖에. 조선시대에도 왕실 간택을 위한 처녀 금혼제가 조혼을 부추겼다. 간택에서 떨어져도 일생 동안 혼인이 허락되지 않았으니 그럴 만하다.

 조혼은 폐해가 적지 않았다. “남녀가 조혼함으로써 부부의 예도 모르고 자식을 낳으며 일찍이 상부(喪夫)·상처(喪妻)한다.” 조선 중종 때 관리 임권의 지적이다. 요즘 세상에도 마찬가지다. 18세 미만에 첫아기를 가진 부부의 이혼율이 20세 이상 부부보다 세 배나 높다고 한다. 10대가 낳은 아기는 미숙아·저체중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도 있다. 정서적·교육적·경제적 미성숙 탓일 게다.

 통계청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서 10대 기혼자가 1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5년 전보다 10.2% 늘었다. 그런데 이혼하거나 사별(死別)한 10대가 1100여 명에 이른다. 이혼은 같은 기간 131.8% 급증했고, 사별은 90배로 뛰었단다. 만혼(晩婚) 시대의 또 다른 그늘이다. 10대 결혼이 기회와 행복의 상실만은 아닐 터인데 안타까운 노릇이다.

김남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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