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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청소년 입장에서 이해하고, 부족한 부분 채워줄 수 있다면 좋은 멘토”





‘자전거도둑’은 청계천 세운상가 전기용품 도매상에서 일하는 꼬마 점원 수남이 얘기다. 수남이는 하루종일 가게 일을 하면서도 저녁이면 책을 보며 향학열을 불태운다. 종종 책을 가져다 주는 주인 영감을 수남이는 좋아하고 따른다. 어느 날 배달을 다녀오던 수남이가 새 자동차에 흠집을 내 자동차 주인에게 곤욕을 치른다. 자동차 주인은 자전거를 자물쇠로 묶어 놓고 돈을 가져오라며 호통을 친다. 자전거를 몰래 들고 가게로 도망친 수남이에게 주인 영감은 “잘했다”며 칭찬을 한다. 수남이는 ‘도덕적으로 자신을 견제해줄 어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다음 날 새벽 주인 영감의 가게에서 짐을 챙겨 나간다. 수남이와 같은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멘토는 어떤 사람인지 기사를 통해 알아보자.


10년 넘게 소년원 찾는 ‘멘토’ 서울지검 이상대 부장검사

검사 생활 16년째인 서울지검 이상대(45) 부장검사는 소년범들의 멘토다. 소년범들은 이 검사를 “동네 아저씨”라 부르며 스스럼없이 가슴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동안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보다 건전한 사회인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검사는 “검사가 아닌 인생 선배로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소년범들도 그런 이 검사에게 종종 감사 편지를 보내온다. 26일 중앙일보 1일 학생기자 4명이 이 검사를 찾아가 진정한 멘토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정리=박형수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서울지검 이상대(가운데) 부장검사가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삶에 기준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라”는 조언을 들려줬다. 이 검사는 10년 넘게 소년범들을 상담하며 멘토 역할을 해왔다. [최명헌 기자]


▶설윤흠(서울 우신중 2)=청소년들이 원하는 진정한 멘토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상대 검사=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입장과 마음에서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아닐까요. 내가 누구에겐가 이해되는 존재라는 생각을 할 때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거든요. 조언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아이들이 숨김없이 털어놓고 나면 그에게 필요한 게 따뜻한 격려인지, 호된 꾸지람과 질책인지 아니면 경제적 지원인지 알 수 있죠. 그때 필요한 걸 채워주는 사람이 좋은 멘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임하영(서울 무학여중 2)=소위 ‘문제아’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검사=어린 나이에 범죄를 저지른 학생들에 대해 조사하다 보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참 많습니다. 환경을 개선해 주지 않는 한 범죄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죠. 범죄만 놓고 어떻게 처벌할지 결정하는 것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다 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방향을 찾아보기 시작한 거죠. 그래야 그의 인생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을 테니까요.

▶이지욱(서울 우신중 2)=(검사님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때 (소년범에게) 가장 큰 변화가 생기던가요.

▶이 검사=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때입니다. 누가 꼬집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스스로 ‘나의 모습이 이렇구나’ ‘내가 뭘 잘못했구나’ ‘앞으로 뭘 하면 잘할 수 있겠구나’를 생각할 수 있어요. 일단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고 반성하다 보면 꿈도 생기거든요. 지금 제가 소년원에서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 한 아이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 때문에 범죄의 길에 빠져든 경우였어요. 부모님이 이혼한 뒤 아이를 고모 집에 맡겨 놓고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죠. 그 아이는 처음엔 부모님을 원망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해요. “내가 먼저 어머니를 찾아갔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어머니께 잘해 드리겠다”고. 앞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 그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생겼어요. 하나하나 도와줄 생각입니다.

▶박민주(서울 배화여중 1)=상담만으로 그들의 어려운 환경이 바뀌지는 않잖아요. 상담의 역할은 뭔가요.

▶이 검사=근본적인 환경 변화까지는 안 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상황까지는 만들어줘야 해요. 그래야 “앞으로는 열심히 살자”는 말이 실현될 수 있죠. 어렸을 때 넘어져 치아가 깨진 한 아이가 있었어요. 이걸 해넣지 않으면 사회생활하기가 힘들겠더라고요. 제가 아는 치과 의사에게 사정 얘기를 했더니 무료로 치아를 고쳐줬죠. 공부를 하고 싶다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같이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겁니다. 주변에 뜻 있는 사람들의 기부를 받아 학비도 마련해줄 작정이죠. 막연하게 “잘 살아”라고 조언만 해주고 끝난다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게 기반을 다져주는 노력을 함께해야죠.

▶임하영(서울 무학여중 2)=지금까지 만난 소년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군가요.

▶이 검사=내가 대전지검에 있을 때 만났던 아이인데, 아직까지도 불쑥 전화해 “형님,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곤 해요. 나를 만나기 전에는 절도를 저질러 교도소를 몇 번이나 들락거렸죠. 지금은 관광버스 기사가 돼 성실하게 살고 있어요. 그 아이가 출소한 뒤 손으로 쓴 성경 필사본을 보내왔어요. 지적 장애도 있는 아이인데 그걸 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해지더라고요. 나의 작은 노력으로 변화된 그 아이를 보니 보람도 되고 행복해졌어요.

▶설윤흠=요즘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 검사=많은 학생이 “열심히 할테니 기회를 달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기회를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조건에 먼저 맞춰 오라”고 말하죠. 입시도, 취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간극을 메우지 못한 이들이 좌절하고 세상에 대해 원망하는 겁니다. 기회를 주는 사람이 원하는 기준에까지 도달하는 건 내가 할 몫이죠. 어떤 한 분야에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노력해야죠. 목표가 있다면 내가 지금 어떤 걸 해야 하고 뭘 포기해야 할지 명확해지거든요. 누군가 옆에서 시키니까 억지로 하는 것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하고 목표를 세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중앙일보 기사로 더 생각해 보세요

안철수·반기문 … 나도 이런 멘토 있었으면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을 조사해보니, 안철수 KAIST 석좌교수가 1위였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도서출판 틔움이 20~30대 직장인 7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가수 김태원, 한비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등이 꼽혔다. 상담하고 싶은 내용은 인간관계, 진로 등이었다.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학교나 가정에서 신문을 펼쳐놓고 ‘인생의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을 조사해보고, 멘토에게 상담받고 싶은 고민이 무엇인지 얘기를 나눠보자.

관계기사
2011년 5월 10일자 28면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

 멘토에게 받은 가르침

멘토는 신뢰할 만한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처럼 직접 대면하고 가르침을 준 경우도 있지만, 책이나 신문·TV 등에서 간접적으로 접하고 멘토로 삼는 경우도 있다. 전공 분야에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이들의 조언을 삶의 푯대로 삼는 것만으로 그가 나의 멘토가 된다. 누군가를 멘토로 삼는 것은 삶의 지침과 기준을 마련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논어』에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고사가 있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걸으면 그 안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이다. 신문에 등장하는 유명인들은 어떤 사람을 멘토로 삼았는지 조사해보고 나의 멘토도 찾아보자.

관계기사
2009년 9월 5일자 34면 나의 멘토의 가르침
2006년 5월 29일자 E2면 내 인생의 멘토 … 남중수 KT 사장

내가 누군가의 멘토가 되려면

TV 프로그램에도 수많은 멘토가 등장한다.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등장해 쓴소리와 시범을 서슴지 않는다. 그들의 조언을 통해 함량 미달로 보이던 도전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놀라워한다. 오합지졸 합창단으로 최고의 화음을 이끌어낸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이나 일반인 도전자를 격려해 멋진 무대를 선보이게 만든 가수 김태원이 그런 예다.

옛 선비들은 잘못된 글귀 한 글자만 고쳐줘도 일자(一字) 스승이라 부르며 존경을 표했다고 한다. 한 사람이 성숙하기까지 만나게 되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 때론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도 스승이나 멘토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멘토는 지식의 전달자라기보다는 인생 선배라는 의미가 강하다. 자신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멘토가 되려면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할까. 신문 기사로 자신이 어떤 모습의 멘토가 되고 싶은지 정리해볼 수 있다.

관계기사
2011년 5월 27일자 L8면 신뢰를 주고 사랑을 잃지 않는 스승이 되자
2010년 9월 12일자 M4면 “나도 이런 스승 있었으면” … 멘토 찾는 현대인 마음 움직인 박칼린
2010년 4월 5일자 31면 빌 게이츠, 33년 만에 인생 멘토와 화해


이번 주 주제와 관련된 NIE 활동 이렇게

1. 멘토가 있다면 어떤 점이 좋을까? 아래 기사를 참고해 나의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을 신문에서 찾고, 멘토에게 상담하고 싶은 나의 고민들을 정리해 본다.

강주영(14·광주 우산중 2)양은 5학년 때 취미로 무용을 시작했다. 체형도 잡혀 있고 동작도 시원시원해 재능을 인정받았다. 대회에 나갈 때마다 상도 받아왔다. 2009년 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학원을 그만뒀다. 중학교에 진학한 지난해 5월 주영이는 수상 실적을 인정받아 무용 레슨비를 지원받게 됐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연습실로 달려간다. 어머니가 “제발 좀 쉬라”며 걱정할 정도다. 주영이는 독일에 있는 강수진씨에게 e-메일을 보냈다. “선생님의 발은 진짜 세상에서 하나뿐인 ‘노력의 발’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처럼 훌륭한 무용가가 되고 싶습니다. 꼭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중앙일보 2011년 5월 16일자 18면>





‘멘토가 돼 달라’는 주영이의 e-메일에 발레리나 강수진(44·사진)씨가 답장을 보내왔다.

강씨는 편지에서 “나는 요즘도 하루 10시간씩 무용 연습을 빼놓지 않고 한다”며 “무용수는 안무가들이 어떤 동작을 요구할 때 개성을 담아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어떤 움직임도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한 장르만의 테크닉에 연연하지 말고 발레를 통해 기본기를 다지고 다른 장르의 춤을 열심히 한다면 훌륭한 무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표현력과 상상력도 키워야 하므로 책도 많이 읽고, 그림도 많이 보는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2011년 5월 19일자 20면>


2. 아래는 중1 교과서에 실린 ‘자전거 도둑’의 결말 부분이다. 수남이가 상점을 나간 뒤 어떻게 됐을까? 성인이 된 수남이를 만나 가상 인터뷰를 해본다.

아버지는 화병으로 몸져눕고 집안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수남이는 서울 가서 돈 벌어 오겠다고 집을 나섰다. 아버지는 말리지 않았다 문지방을 짚고 일어나 앉아서 띄엄띄엄 수남이를 타일렀다.

"무슨 짓을 하든지 그저 도둑질은 하지 말아라, 알았쟈?”

그런데 도둑질을 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수남이는 스스로 그것은 결코 도둑질이 아니었다고 변명을 한다. 그런데 왜 그때, 그렇게 떨리고 무서우면서도 짜릿하니 기분이 좋았던 것인가? 문제는 그때의 쾌감이었다. 자기 내부에 도사린 부도덕성이었다. 오늘 한 짓은 도둑질이 아닐지 모르지만 앞으로 도둑질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년은 아버지가 그리웠다. 주인 영감님은 자기가 한 짓을 나무라기는커녕 손해 안 난 것만 좋아서 “오늘 운 텄다”고 좋아하지 않았던가. 수남이는 짐을 꾸렸다. 결심을 굳힌 수남이의 얼굴은 소년다운 청순함으로 빛났다. <중1 국어(좋은책신사고) 113~114쪽> 

예>Q 주인 할아버지의 상점을 나와 어디로 갔나요?
A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고향에서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하며 야학에 다녔습니다. 계속 도시에서 혼자 지냈다면 여러 유혹에 빠져 야학을 시작할 엄두조차 못 냈을 거예요


3. 다른 사람을 돕고 이끄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을 활용해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누구를 어떻게 도울지 구체적인 멘토링 계획을 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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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