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김종창의 금감원, 하루에 한페이지만 넘기더라”




4월 20일 저축은행 청문회에 출석한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중앙포토]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의 휴대전화는 31일에도 꺼져 있었다. 전날 오전 “바람 좀 쐬겠다”며 서울 여의도 집을 나간 뒤 이틀째 외부연락을 끊고 있다. 김 전 원장은 그동안 단 한 차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장 재직 때 비서실장을 지낸 금감원 간부에게 30일 오후 전화를 걸어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걸 기자들에게 이해시켜 달라”고 했다고 한다. 시인도 부인도 아닌, 애매한 표현이다. 일각에선 이 점에 주목한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도 로비설이 제기되자 똑같은 취지의 해명을 했다. 하지만 검찰에 소환된 뒤엔 억대의 금품을 받고 부산저축은행을 위해 로비를 벌인 사실을 시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이 ‘청탁을 받거나 부산저축은행을 봐준 적이 없다’고 명쾌하게 해명하지 않는 게 찜찜하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지난 3월 퇴임 기자 간담회에서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지연된 데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났을 때 했으면 금융시스템이 붕괴됐을 것”이라며 “위기 땐 은행 등 큰 부분부터 하고 2010년 이후 저축은행에 대해 출구전략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은 전 위원이 청탁했다는 시점도 공교롭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은 지난해 2월 말 은 전 위원으로부터 “금감원에서 진행하는 부산저축은행 계열 은행에 대한 검사 강도 및 제재수준을 완화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당시는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 다섯 곳을 대상으로 표본검사를 하던 때였다. 감사원의 지시를 받은 예금보험공사가 금감원에 공동 검사 요청을 하고, 금감원이 받아들여 시작된 이 검사는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진행됐다. 검사가 한창일 때 은 전 위원의 청탁이 이뤄진 셈이다. 검사 대상 저축은행은 감사원이 직접 지정했다. 부산·파랑새·서울·창업(현 스마트)·신라 저축은행 등 다섯 개였다.

 감사원은 당시 금감원의 검사 태도가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31일 “공동검사 때 금감원은 책을 하루에 한 페이지만 넘길 정도로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전 원장에 대한 은 전 위원의 청탁이 어느 정도 통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난하지만 시류에 약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원장의 스타일도 이런 정황과 연결된다. 대구·경북(TK) 출신인 김 전 원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쳐 현 정부까지 재정경제부 국장과 금융통화위원, 증권선물위원, 기업은행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을 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이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승승장구해온 데엔 적을 만들지 않는 특유의 부드러운 처신이 큰 몫을 했다”며 “힘 있는 쪽의 부탁을 잘 들어준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금감원과 금융계는 그러나 “김 전 원장이 금품로비를 받았을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직자가 아닐 때 자녀를 결혼시켰는데도 축의금을 받지 않을 정도로 돈 문제에 관한 한 투명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나현철·임현주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